자본시장연구원 주최 금융투자산업 디지털화 콘퍼런스서
"IT인력 비중 골드만삭스 25%, 한국 업체는 3∼5%"

자본시장연구원 홈페이지 갈무리
자본시장연구원 홈페이지 갈무리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금융투자산업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 콘퍼런스에서 한국 금융투자 회사의 디지털 혁신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IB들은 이미 2016년께 디지털 플랫폼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디지털 혁신에 큰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우리 금융투자회사는 디지털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위원회는 9월 기준 42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했는데 이중 증권사가 신청한 서비스는 단 1건으로, 타 금융권에 비해 금융투자업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관심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IB가 스타트업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기업공개(IPO) 자동화 솔루션, 인수·합병(M&A) 자문 플랫폼 등 활용에 적극적인 것과 대조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IPO 기업 발굴,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내부통제), 법규지원, 감사 업무 등을 자동화한 솔루션 도입과 모건스탠리의 기술 기업 IPO를 위한 솔루션 업체 인수를 구체적 사례로 들었다.

이 연구위원은 "글로벌 IB들은 자기매매 규제 강화, 시장 변동성 감소 등 환경변화에 맞춰 비용을 절감하고 자기매매 및 중개 부문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투자 회사들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핀테크 기술 내부화,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M&A) 등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골드만삭스의 IT 관련 인력 비중은 25%에 달하는데 국내 금융투자사의 IT 인력은 3~5%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보안, 전산 설비를 담당하는 인력"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발표자인 세멘 야코블레프 맥킨지&컴퍼니 시니어 파트너는 "전통적인 상품 판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가운데 기술투자를 많이 할수록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는 통계들이 나오면서 기술투자가 수익성의 핵심 변수로 부각됐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IB들은 수익의 15%가량을 기술 관련 투자에 쓰고 있다"며 "그럼에도 어떻게 하면 기본 운영비용을 더 줄여 혁신기술 투자를 늘릴 수 있을지가 커다란 과제인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금융투자산업이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한편 산업 스스로도 혁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창조적 파괴자'로서 핀테크와 ICT 전문인력을 확대하고, 핀테크 업계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연사로는 세미온 야코블레프 맥킨지앤컴퍼니 대표,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김용태 금융감독원 핀테크혁신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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