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 여파로 중국발 선박 유치부진이 원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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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건설한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이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 4월 개장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인천항 크루즈전용터미널은 개장 이후 6개월 간 단 1척의 배만 입항했다.

인천항 크루즈전용터미널은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가 국비 356억을 포함, 총 사업비 1186억원을 들여 건설했다. 터미널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000t급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길이 430m 부두와 지상 2층, 연면적 7364㎡ 넓이 규모다.

8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26일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한 11만4000톤급 '코스타 세레호'가 6개월 만에 다시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서 출항할 예정이다. 이 배가 개장일에 입항한 이후 6개월간 단 한 척의 배도 터미널을 찾지 않았다.

올해 말까지 기항이 예정된 크루즈도 이달 말 2척 다음 달 초 1척을 합쳐 고작 3척에 불과하다. 크루즈 기항은 부두를 사전에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6개월 전에 항만 당국과 일정을 조율해야한다. 내년 인천항을 찾기로 예정된 크루즈는 15척이다. 올해(10척)보다는 50% 늘어난 수치임에도 여전히 내년도 전망은 여의치 않다.

더욱이 크루즈터미널은 크루즈선이 운항하는 날만 문을 열고 다른 날은 활용하지 않아 지난 7~8월에는 대합실과 입국장 주변 천장에 결로 현상과 곰팡이가 피기도 했다. 이 기간 인천항을 찾는 크루즈가 없어 터미널에 직원이 상주하지 않아 문제에 즉각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항만공사는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불거진 이후 중국발 크루즈의 인천 기항이 3년째 끊긴 점을 유치 부진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이나 속초에 기항하는 크루즈와 달리 인천을 찾는 크루즈는 중국 관광시장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중국 금한령이 풀리면 크루즈 기항이 늘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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