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장녀 서민정 씨 승계 준비하나
증권가 "결국 목적은 승계"

아모레G가 신형우선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동시에 아모레퍼시픽 지분 20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입을 진행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경영 승계를 위한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고 증권가는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장녀 서민정 씨(오른쪽)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장녀 서민정 씨(오른쪽)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예정 발행가액 2만8200원에 신형우선주 709만2200주를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600억원은 아모레퍼시픽 지분 획득에 사용하고 나머지 400억원은 차 브랜드 오설록 출자금 등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기업지배구조 강화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증권가는 경영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분율 변화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이 2000억원을 들여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매입하더라도 지분 증가율은 2.3%에 불과하다.

이에 이선화 유신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목적은 승계다. 10년 뒤 보통주 전환이 핵심"이라며 "신주인수권을 양도할 수 있게 설정했는데 만약 서경배 회장이 가진 신주인수권을 서민정 씨에게 전량 양도한다면 서 씨는 약 3.4%의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지분을 추가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아모레퍼시픽 주입 매입은 지분율로 따지면 기존 35.4%에서 37.7%로 2.3p 증가하는데 그친다"며 "사실상 총수 일가의 지분을 고려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아모레퍼시픽 지배력은 현재도 충분히 의심할 수 없는 사안으로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지분 매입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서경배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는 지난 1일 중국 유학을 마치고 아모레퍼시픽 본사 뷰티영업전략팀의 '프로페셔널' 직급(과장급)으로 복귀했다. 1991년생인 서 씨는 미국 코넬대학교를 졸업한 후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으며 그해 6월 퇴사해 중국 장강상학원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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