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난항에 23년만에 4시간 '부분파업' 돌입
사측 "예측 불가한 경영환경으로 노조 요구안 수용 불가"

11일 오후 울산시 동구 현대미포조선에서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후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1일 오후 울산시 동구 현대미포조선에서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후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임금협상으로 난항을 겪자 23년 만에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1996년 파업이후 지난해까지 22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과 단체협상을 타결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올해 약 20여 차례 교섭에도 불구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전체 조합원 2100여명 중 실제로 이날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수는 150여명으로 추산돼 실제 생산에는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울산 본사에서 집회를 연 뒤 사내도로를 행진했다.

노조는 지난 5월말 노사 상견례 이후 지난달까지 23차례 교섭했으나 사측이 임금제시안을 내놓지 않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안으로 요구한 것은 △기본급 12만3867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지급 △연차별 임금격차 조정 △전체 고용보장 △ 성과 연봉제 폐지 등이다.

반면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구체적인 협상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측은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해 노조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제시안 마련이 당장 힘들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수년간 임금동결 수준의 제시안을 수용한 노조의 선의를 사측이 악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대비 39% 상승한 58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조선업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진정성 있는 제시안을 내놓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파업에 앞서 사내소식지를 통해 "내년 경영환경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임금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부터 매듭짓고자 했으나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회사 제시안은 경영환경과 지불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 파업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현대미포조선 임금협상이 올해 처음으로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노조는 이달 말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올해 교섭이 차기 집행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오는 15일부터 노조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며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한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