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에 이어 ELS도 부실 우려가?

홍콩 반정부 시위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지난 5일 홍콩 완차이 지역에서 정부 조치에 반발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콩 반정부 시위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지난 5일 홍콩 완차이 지역에서 정부 조치에 반발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콩의 반정부 시위 장기화 사태로 은행권에서 판매된 '주가연계형증권'(ELS)에 투자한 금융상품의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질 전망이다.

시중에 풀린 ELS 중 상당부분이 홍콩 주가지수에 연계돼 있어 현재 '깡통 펀드' 논란이 일고 있는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에 이어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주가연계형 특정금전신탁(ELT)의 9월 말 잔액은 32조7000억원이다. ELT는 ELS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 상품이다.

은행권의 ELT 중 홍콩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를 포함한 상품의 잔액은 25조6000억원이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의 잔액이 가장 많다. 국민은행의 ELT 잔액은 이날 기준으로 14조원이며 홍콩H지수를 포함한 ELT 잔액도 12조7000억원이다.

ELS는 통상 '스텝다운형'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통상 3년의 투자 기간을 6개월 단위로 평가해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배리어)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수익의 근거가 되는 기초자산은 보통 코스피200,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5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FTSE100, 닛케이225 등 주요국의 주가지수다. 

ELS는 이들 주가지수 중 2~3개 정도를 기초자산으로 설정되며, 설정된 복수의 주가지수 중 어느하나라도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홍콩 사태가 장기화해 홍콩H지수도 덩달아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ELS의 수익률에도 그늘이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올 4월 17일 11,848.98까지 올랐던 홍콩H지수는 8월 13일 9846.64로 연고점 대비 20.3%나 내렸다. 이후 케리 람 행정장관이 문제가 된 송환법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달 초 소폭 올라 11일 10,452.58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홍콩H지수로 인해 손실 또는 녹인(Knock-In·손실 발생 시점) 구간에 진입한 적이 없다"며 "녹인 구간까지 충분한 가격하락 여유가 있어 현재 시점에서 손실 우려는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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