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위축, 반도체 업황 불황 등 작용"

일러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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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는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 및 투자에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18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를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월호부터 벌써 7개월째 이같은 부진 평가를 내리고 있다. 2005년 3월 그린북 첫 발간 이후 지난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부진 평가를 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7개월 연속 부진 평가를 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있는 일이다.

대외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가 이어지고, 미중 무역갈등이 1단계 합의가 있었지만 향후 협상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정부는 부진의 배경을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 경기 위축 등이 세계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반도체 업황이 부진을 지속하고 있어 이같은 장기간 부진한 흐름이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린북(사진-연합뉴스)
그린북(사진-연합뉴스)

8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를 보면, 광공업 생산은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건설투자·설비투자는 모두 증가했다.

수출은 중국 등 세계경제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지속 등 영향으로 9월 중 전년동월대비 11.7% 감소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 경향을 나타냈다.

9월 소비자심리는 96.9로 전월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

고용 부문에서 9월 취업자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34만8000명 증가한 2740만명으로 정부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60세 이상에서 38만명이 늘었지만 30세에서 49세 연령 층에서는 19만2000명 감소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과 비교해 0.4% 하락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과 이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또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6% 상승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와 국고채 금리가 9월 중순 이후 하락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환율은 9월 들어 하락(원화 강세)하다가 중순 이후 상승(원화 약세)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시장은 9월중 매매가격이 전월과 비교했을 때 0.01% 상승했으며 전세가격은 하락세 지속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최근 세계 교역 전망치를 낮춘 것과 관련이 있다"며 "우리처럼 제조업에 기반을 두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싱가포르·홍콩 등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홍 과장은 이어 "비슷한 규모의 국가들과 비교해 달라"고 요청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30-50클럽'(1인당 소득 3만 달러 이상·인구 5000만명 이상) 7개 국가 중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위, 내년에는 1위"라고 추가 설명했다.

그는 국내외 전망 기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1%대인데 대해서는 "반도체, 세계 경기를 정상적으로 전제한다면 (1%대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향후 수출과 투자의 부진을 벗어나는 관건은 반도체"라며 "반도체 초과 공급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상반기에 글로벌 반도체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반도체 장비 내구연한이 끝나 교체 수요가 생기는 시기도 내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조치에 대해선 "실제 수출이나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았고 정부도 하방 요인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일본의 자의적 조치에 달린 불확실성을 걷어내기 위해 철회를 계속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민석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열린 2019년 10월 최근 경제동향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민석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열린 2019년 10월 최근 경제동향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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