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한국 경제성장률 0.4%…4Q서 1%대 극적 반등해야 2%대 성장 가능
이주열 "올해 2% 성장,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홍남기 "4분기 성장률, 전 분기 대비 0.97% 증가하면 2%대 달성 가능"

사진합성-연합뉴스
사진합성-연합뉴스

한국경제에 어둠이 드리우고 있는 걸까. 올해 3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위축된 상황에서 올해 4분기 1%대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연 2%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0.8%) 이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24일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를 발표해 3분기 경제성장률(GDP증가율)이 0.4%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는 0.1% 증가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가 줄었지만 운송장비가 늘어나면서 0.5%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4.1%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 거주자 국외소비(해외여행)가 줄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가 늘어 0.1%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건설투자가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5.2%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3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당초 시장에서 전문가들은 대부분 0.5∼0.6% 성장을 예상했다. 하지만 3분기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를 크게 하회하면서 올해 GDP증가율이 2%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등 3차례를 제외하면 성장률이 2%에 못 미친 적이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 성장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분기 한국 경제 성적에 따라 2%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2% 성장이 어렵고 1%대 성장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이 총재는 "올해 2% 성장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겠지만, 4분기에는 정부의 재정 노력 등 여러 변수가 있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하여튼 좀 우려하는 바다"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4분기에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97% 정도 증가하면 성장률 2%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거 우리 경제성장률이 2%를 하회했을 때는 급성질환이어서 강력한 대응 정책으로 쉽게 회복했지만, 지금은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대외여건 악화, 경제 체질 약화가 다 섞여서 만성질환'이라는 김 의원의 지적에 홍 부총리는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4분기에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2% 이상 성장이 달성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재정이 제대로 집행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월.불용이 최소화되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3분기 성장률이 둔화한 원인에 대해서는 "민간의 성장궤도가 조금은 살아났지만, 기대에 못 미쳤던 것 같다"면서 "정부 부문에서 열심히 했지만, 빈 간극을 채우기에는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투자나 건설투자가 조정을 거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고, 민간소비 여력도 좀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3분기 성장률에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1.2%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후퇴한 배경에 대해서는 "2분기에 정부가 상당 부분 조기 집행을 해서 3분기에 여력이 제한됐다"면서 "추가경정예산안을 6월부터 시작했는데 8월에 되면서 효과를 보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의 성장기여도가 0.2%포인트를 기록해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전 분기 대비 민간소비가 0.1%증가로 2분기(0.7% 증가)보다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승용차 같은 내구재는 소비가 좀 탄탄한 측면이 보였지만, 의류 등 준내구재와 특히 해외여행이 줄어들면서 거주자 국외소비가 줄어든 게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향후 정책대응과 관련해서는 이들이 서로 주장하는 지점이 다소 달랐다.

홍남기 부총리는 "민간투자가 제대로 이뤄지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개선이 안 이뤄져 민간투자 애로 해소에 역점을 뒀다"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플러스로 돌아선 게 그나마 수출물량이 늘어난 덕인데, 연말까지 수출이 늘도록 최대한 수출촉진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고 지적하자 홍 부총리는 "통화정책과 관련해 금리는 한은과 금융통화위원회의 독립적 권한이라는 것을 알고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적극적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규모도 규모지만, 어떻게 쓰느냐도 중요한데, 재정이 생산성을 높여서 우리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적극적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하방 기세가 커서 금리를 두차례 내렸고, 앞으로도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정책을 운용하겠다"면서 "완화 정도가 어느 정도냐는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보고 다른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국감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국감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