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회 이상 비행 항공기 긴급 추가 점검에도 전체 절반에 미쳐
'보잉포비아' 확산되면서 국민청원까지 등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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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보잉 B737NG 기종에서 잇따라 동체균열이 발견돼 긴급점검에 나서며 안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절반이상이 미점검 상태로 운항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잉포비아(공포증)'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보잉 737 전수조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에서 운항중인 글로벌 항공기 전문업체인 미국 보잉사의 B737NG 기종 중 2만회 이상 비행한 항공기 점검을 오는 10일까지 앞당겨 완료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당초 국토부는 보잉사 지침에 따라 3만회 이상 비행한 항공기 42대를 점검한 결과 9대에서 균열이 발견돼 운항 중단 조치했다. 하지만 이스타 항공이 보유한 3만회 미만 항공기에서도 동체균열이 발견되면서 대상을 2만회 이상으로 확대하고 현재 항공기 37대를 추가점검 중이다. 국토부는 긴급 점검을 완료한 뒤 다음주 중 2차 점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2차 긴급점검을 완료하더라도 국내 운항되는 B737NG 기종의 대다수가 미점검 상태로 계속 운항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점검대상 항공기는 전체 150대 중 79대만 해당돼 '전수조사' 실시 전까지는 운항이 지속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동체균열이 발견된 B737NG 기종은 총11대로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이스타항공 2대, △제주항공 1대 등이다. 이번 균열 문제가 발생한 항공기는 날개 안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미세해 항공사측은 미리 균열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또한 잇따른 동체균열로 피해가 상당하다. 이달 초 국내로 파견된 보잉사 기술진에 의해 정비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문제 해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비에 착수한 항공기도 있지만 여전히 수리를 받지 못하고 대기 중인 항공사가 수두룩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보잉737NG' 관련 청원(사진-국민청원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보잉737NG' 관련 청원(사진-국민청원 캡쳐)

이런 가운데 보잉 항공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로 일명 '보잉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동체 균열이 발견된 항공기는 즉시 운항이 중단된 상태이나 아직 점검이 완료되지 않은 기체가 많아 소비자의 불안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보잉737NG 기종에 대한 전체 안전 점검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항공권 무료 취소가 가능하도록 해야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항공기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비행기를 타고 출·귀국 해야만 하나요?"라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또한 "항공기 사고는 엄청난 인재를 야기할 수 밖에 없는 대형사고다. 사고를 예측하고 예약을 진행하는 분은 없을 것이니 무료취소가 가능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B737NG기종은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인기가 많은 노선에 집중 투입돼 특히 저비용항공사에서 중점적으로 도입해 운용중이다. 하지만 항공업계가 공급과잉과 노선 경쟁심화, 일본 불매운동 확산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기 균열 문제까지 떠올라 당분간 항공업계는 불황의 늪이 계속 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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