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되는 가운데, 1980년대부터 유지해 온 현 간부시험제도를 개편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오너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인적쇄신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신동빈 회장(사진-연합뉴스)
롯데 신동빈 회장(사진-연합뉴스)

80년대부터 진행된 시험제도, 전면 바뀌나

롯데그룹은 지난 1983년부터 매년 그룹 공통으로 간부승진 자격시험을 진행해왔다. 롯데그룹의 대리 3년 차 이상인 응시생들은 이 시험을 통해 초급 간부인 책임(과장급)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13일 제37회로 진행된 올해 시험에는 약 2000여명이 응시했다. 현재 시험제도는 토익점수와 롯데그룹 자체적인 역량평가로 이뤄져있다. 과장에서 팀장 및 임원으로 승진할 경우에는 실적 위주의 인사평가가 반영된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시험제도 개편을 고민하고 있는 건 맞지만 시기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평가방식에 대한 논의 중"이라며 "다만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기존 제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 위해 '新인재' 앉힐 가능성↑

현재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 단행을 앞두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사법굴레에서 벗어난 만큼, 본격적인 신 회장의 색체가 드러나는 인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출소한 지 2개월여 밖에 되지 않아 그의 색체가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유통사업 핵심인 롯데쇼핑이 '어닝 쇼크'를 기록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해당 계열사 CEO를 대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 233억원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영업이익 역시 876억원으로 56% 급감했다. 

이에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이원준 유통BU장 교체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될뿐 아니라 영업쇼핑 3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됐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그룹이 지난해 식품BU장과 화학BU장을 사장급 젊은 인재로 새대교체를 시도하면서, 유임된 이원준 유통BU장에 대한 세대교체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차기 후보군으로 사장급인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반면 실적부진을 이어가는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에 대해서는 유임에 대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롯데마트가 해외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남아 '통'이라 꼽히는 문 대표가 적임자라고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국내사업에서 부진을 겪었으나 해외 3분기 누적영업이익은 3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5.8%의 성장을 일궈냈다.

한편 일각에서는 외부 수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이마트가 26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인사를 대표로 영입하면서 조직 내부에 긴장감을 주고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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