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총수 일가 경영승계 합의 언급…우호지분 확보
내달 예정된 정기임원인사, 인원 감축 가능성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회장이 그룹 전체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사하면서 한진家의 경영구도가 어떤식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주축인 대한항공과 대한항공을 지원하는 항공운송, 제작, 여행업, 호텔 사업 외엔 별로 관심이 없다"며 "구조조정을 아직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이익이 나지 않으면 버려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국내 항공업계 과도한 경쟁에 대해 언급하며 업계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조 회장은 "국내 항공사가 9개인데 미국도 9개"라며 "좁은 시장에서 9개 항공사가 싸우고 있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 내려가 좋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론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 회장은 경영권 분쟁과 한진 총수 일가내 상속 문제와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는 조현아, 조현민 자매가 상속받은 한진칼 지분을 품어야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나 3남매의 경영승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향후 3남매가 각자 주력분야로 그룹경영을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과 그룹을 총괄하면서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조현민 전 전무가 진에어 등을 나눠 이끌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KCGI와 경영권 분쟁에 대해선 "우호지분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당장 내달에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어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조 회장이 지난 4월 취임 한 뒤 처음 이뤄지는 인사여서 임원 규모 감축 폭에 대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 등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직으로 비용 절감 등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땅콩회항' 사건 이후 경영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복귀를 시도했지만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져 한달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조 전무는 지난 6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한터라 오너가 중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조 전 부사장이 이번 인사에 이름을 올릴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 복귀시 여론 악화 등 부담이 있어 이번 경영복귀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무가 한진칼로 경영 복귀해 국토부 진에어 제재 해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조 전 부사장의 복귀는 여러모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다만 한진그룹측은 "조회장의 이번 발언이 주력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입장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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