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항공사 터미널 재배치 논란
"LCC 항공 승객만 차별 받는 것" 지적 제기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확장공사 현장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 기공식’(사진-연합뉴스)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확장공사 현장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 기공식'(사진-연합뉴스)

경기침체와 일본 노선의 타격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나란히 실적 악화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접근이 불편해 항공사들이 꺼리는 인천공항 탑승동을 'LCC전용 터미널'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어 국내 LCC는 경영상황에 악재가 겹칠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확장사업을 착공하면서 항공사들의 터미널 재배치 작업에도 착수했다. 지난달 18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4단계 항공사 재배치 방안'에 국적 저가항공사(LCC)를 접근이 불편한 탑승동에 재배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공개 연구용역인 '항공사 배치기준 수립 및 최적배치안 도출용역'에도 터미널에서 셔틀트레인을 타야만 갈 수 있는 탑승동에 LCC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을 배치하는 방안이 10가지 대안 중 종합평가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LCC의 탑승동 배치 시 내국인 불편이 가중될 수 있지만, 환승여객의 편의 및 외항사 유치에는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인천공항의 4단계 건설사업에는 현재 검토한 항공기 배치방안이 반영될 전망이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탑승동은 국내 LCC 전용 터미널로, 탑승동에 배치돼 있던 외국 항공사들은 항공동맹 가입 여부에 따라 1터미널, 또는 2터미널로 재배치 된다.

현재 일부 인천공항 탑승객들은 제1여객터미널 포화상태로 '셔틀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으로 이동해 비행기를 탑승하고 있다.

같은 비용에 불편은 LCC탑승객의 몫?

하지만 탑승동 출발 승객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승객들은 셔틀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으로 이동할 경우 제1,2터미널에서 탑승하는 것보다 시간이 20분 이상 소요된다.

또한 제1,2터미널 면세점과 떨어져 있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 항공사는 탑승동에 배치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1,2터미널에서 탑승하는 승객과 탑승동으로 이동하는 승객이 내는 공항이용료는 동일하게 책정 돼 형평성 논란까지 일고있다. 따라서 탑승동을 LCC 전용 터미널로 배치할 경우 LCC 이용객만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게 된다.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윤호중 의원 역시 "현재 국적 저가항공사의 인천공항 점유율이 28% 수준이지만, 2026년이면 국적 저가항공사의 점유율이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나라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국적 저가항공사를 접근성이 낮은 탑승동에 배치하는 것은 불합리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LCC업계는 승객들이 동일한 이용료를 지불하고 접근성이 낮은 탑승동에 배치하는건 불합리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탑승동이 LCC전용 터미널이 된다면 탑승동에 배치되는 항공사에게는 불편을 감수할 만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19일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기공식'을 열어 본격 사업 착수에 나섰다. 이 사업이 2023년 완공되는 시점에 항공사 재배치도 이뤄질 전망이다. 제 2여객터미널 완공시 연간 수용 가능 승객은 1억명으로 최대 2000만명은 탑승동으로 배치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제2여객터미널 항공사 재배치의 경우 현재 검토중인 단계"라며 "2022년까지 이전 항공사 최종 확정 후 제2여객터미널 확장사업 완료 시 대상 항공사를 이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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