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 가격 두고 협상 난항…HDC, 아시아나 태도 지적
HDC 정몽규회장 "구주 값 더 못 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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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에 적극적인 협상을 촉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이 자사가 보유한 아시아나 항공 구주(31.05%)가격 인상에만 매달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6일 금호산업에 '주식매매계약 관련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내용증명에는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금호산업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구체적 날짜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매매계약을 마치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지가 강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내용증명은 계약 이행을 두고 계약 당사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향후 민사소송 등 법적분쟁을 강행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행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내용증명을 통해 금호산업과 HDC가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위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HDC측이 내용증명까지 보낸 데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를 둘러싸고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이유에 있다. 금호산업은 HDC가 매각초기부터 구주 가격 인상을 꾸준히 피력해 왔다. 지난 12일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본입찰에서 2조5000억원 가량을 적어서 냈다. 이 중 구주 가격으로 3000억원 초반대를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호산업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해 더 높은 금액을 적용시켜 4000억원대를 원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금호그룹은 HDC가 제시한 2조5000억원의 입찰가 중 신주 유상증자 규모(2조2000억원)을 줄이더라도 구주 매각 대금을 올려달라는 주장을 관철시키고 있다. 이에 양측의 구주 인수 가격이 1000억원 이상 간극이 벌어져 쉽게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갈등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안으로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당초 HDC와 금호는 다음달 12일 주식매매계약(SPA)체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금호가 구주 가격을 문제 삼으며 HDC와의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HDC그룹 정몽규 회장은 채권단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을 만나 금호의 구주 매입가 인상 요구에 대해서 "아시아나 구주값 더 못 준다"며 "이런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나 자세한 내부 사안은 답변 해줄 수 없다"며 "아시아나 측의 답변서를 확인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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