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식 회장 사모펀드 매각 결정 후 뿔난 임직원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 "맘스터치, 정 회장 전유물 아냐"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맘스터치 창립자 정현식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이 임직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정 회장이 사모펀드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임직원들이 노동조합까지 설립하며 적극 반대에 나섰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임직원들이 정현식 회장과 갈등을 빚으며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임직원들이 정현식 회장과 갈등을 빚으며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직원들은 지난 3일 서울 강동구청 4층 강당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의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노조가 설립된 것은 해마로푸드서비스가 2004년 외식업체 TS푸드앤시스템으로부터 분사된 지 15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노동조합 임원들은 해마로푸드서비스 기업 내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인물로, 사내에서 정 회장에 대한 반발이 거센 것으로 보인다. 지회장으로 선출된 박상배 지회장은 맘스터치 운영본부 수석부장이며, 허준규 부지회장은 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홍보팀 차장이다. 이밖에 이충수 부지회장은 붐바타 운영팀 차장, 윤지창 사무국장은 매장개발팀 차장을 맡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 창립총회 현장.(사진-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 제공)
지난 3일 열린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 창립총회 현장.(사진-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 제공)

노조 출범 배경에는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정현식 회장의 사모펀드 매각 결정이 주요 요소로 작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달 5일 해마로푸드서비스 지분 5475만2134주를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에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분 양도 후 프랜차이즈 신생사업 지원에 앞장설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된 지분 양도 결정에 뿔났다. 박상배 지회장은 노조 창립선언문을 통해 "정현식 회장의 느닷없는 사모펀드로의 매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오랜 신의성실 관계에 기초해 최소한의 설명이나 입장을 기다렸으나 아무런 설명이나 해명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매각 반대가 아닌 매각 국면에서 노동조합을 포함한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전 임직원들에게 이러한 상황에 대해 협조와 양해를 구하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맘스터치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위치로 끌어올린 것은 최대주주인 정현식 회장만의 전유물만은 아니다"라며 "이러한 성공을 함께 이뤄온 직원들에 대한 고려와 배려가 매각 결정을 전후한 일련의 과정에서 전무했던 것은 아쉬움을 넘어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고 지탄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임직원들과 정 회장과 의견충돌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정 회장은 지분 양도 이후 최고경영자(CEO)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매각 절차 이후에도 지분 4%로 회장직을 맡게 된다.

이에 사실상 회사와 임직원들에게 등을 돌렸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새로운 경영주인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창립 멤버를 모두 물갈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통화에서 "직원 대다수가 노조에 가입돼 있는 상황"이라고만 답하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사는 아직 노조설립에 대한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며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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