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값 가장 많이 받은 기업 LG·SK, 각각 2000억원
공정위 총수일가 부당 이득 악용 대비, 사례 조사 中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일 대기업 총수일가가 '회사 이름값'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는지 집중 조사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총수일가가 '회사 이름값'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5개 대기업이 계열사로부터 '이름값(상표권 사용료)'으로 1조3000억원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LG와 SK 등의 지주사는 2000억원을 웃도는 이름값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주사가 계열사들에게 회사 이름값을 받으면서 총수 일가가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진 않았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일 이같은 내용을 주 골자로 '2018년 대기업 집단 상표권 사용료 거래내역'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대기업이 계열사로부터 받는 '회사 이름값'은 2014년 기준 8654억원에서 2018년에는 약 1조 3000억원으로 4년 새 50% 가까이 증가했다. 특정 상표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료를 지불해야하는데 2014년부터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 중 이름값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LG와 SK로 나타났다. 이들은 계열사로부터 2000억원이 넘는 상표권 사용료를 받았다. 이 밖에 삼성중공업과 롯데지주, 코오롱은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받고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상표권 사용료가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집단도 많았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와 CJ는 각각 매출액의 절반 이상인 65.7%, 57.6%를 상표권 사용료로 채웠으며 코오롱(45.2%), 롯데지주(39.3%)가 뒤를 이어 상표권 사용료가 매출액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이름만 빌려주는 대가로 지나치게 많은 돈을 받아서 총수 일가가 손쉽게 부당한 이득을 얻는 데 악용될 것을 대비해 이러한 사례가 더 있는지 조사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거래가 총수일가 사익편취에 악용되었는지 여부는 상표권 취득 경우, 사용료 수취 경위, 사용료 수준의 적정성 등을 추가로 따져봐야 한다"며 "규제 사각지대 회사 등에서 위반행위가 많아 집중적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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