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권고나 강제성 전혀 없다…희망 직원 대상"
최근 2달새 인력감축 단행…비용절감 본격화

대한항공이 잇달은 인력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단기 무급휴직을 실시한데 이어 6년 만에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아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이 최근 2달 사이 단기 무급휴직에 이어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대한항공이 최근 2달 사이 단기 무급휴직에 이어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1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15년 이상 근속한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다만 운항승무원을 비롯해 기술·연구직, 국외근무 직원은 제외됐다. 대한항공은 신청자에게 법정 퇴직금 외에 최대 2년치 급여를 추가 지급하고, 퇴직 뒤 4년간 자녀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는 23일까지 접수받고 심사를 거쳐 퇴직자를 추릴 계획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110명을 구조조정했던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희망퇴직에 대한항공 측은 "강제성이 전혀 없으며 직원이 스스로 신청한 경우에 한해 실시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정년에 앞서 새로운 인생설계를 준비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보다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출발을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보는 시각은 이와 다르다. 앞서 조원태 회장이 예고한 구조조정 칼바람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며 "내년 경제가 굉장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돼 비용 절감을 구체적으로 보고있다"고 인력감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에도 근속 만 2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 무급 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달 말 이뤄진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그룹 전체 임원수를 27% 감축했다. 이번 희망퇴직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실제 대한항공 경영상황은 밝지 않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총 3조28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2097억원)보다 3.7% 줄었다. 3분기 당기순손실은 2118억원으로 올해 누적 당기순손실은 6268억원에 달한다.

다른 항공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항공업계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 피 말리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한항공의 인건비 절감을 위한 대책은 불가피하다. 일본 노선 축소 외에도 동남아를 비롯한 중단거리 노선의 가격경쟁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내년 전망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