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보험대출카드, 내년 2월 '발급 중단'
실적부진 견디다 못해 수익성 개선 움직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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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내년 2월부터 보험 카드 발급 서비스를 중단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여승주 '단독체제' 변화 이후 악화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비용절감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내년 2월1일부터 보험 카드의 신규 발급 및 재발급 서비스가 중단된다. 다만 기존에 사용하던 고객은 서비스 중단 이후에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보험카드는 보험가입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를 담보로 약관대출을 받을 수 있는 카드다. 보험료 납입 및 약관대출금 상환 등의 기능이 있다. 과거 보험계약대출 받는 고객 사이에서 자동화기기(CD·ATM)가 설치된 은행, 편의점, 지하철 등에서 보험카드를 이용해 필요할 때 쉽게 돈을 찾아서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편리한 채널이 등장하면서 보험카드 발급자가 줄자, 한화생명은 수익성이 떨어져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통화에서 "과거에 비해 보험카드 사용 고객이 줄면서 효율성이 떨어졌다"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어 은행 ATM기를 사용해야하는 보험 카드서비스는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의 분석은 한화생명의 주장과는 다르다. 한화생명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책으로 보험카드의 신규 발급·재발급 서비스를 멈춘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한화생명이 비용절감을 위해 또 다른 고객 편의 서비스도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은 온전히 고객의 피해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의 핵심으로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한화생명 실적은 저출산·저성장·저금리의 삼중고를 버티지 못하고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3분기까지 한화생명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543억 원에 그치며 지난해 동기간 거뒀던 3854억원보다 무려 2311억 원이나 하락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9년간 한화생명을 지켜오던 장수 CEO 차남규 부회장까지 용퇴를 결정하면서 한화생명의 수장 자리는 여승주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로 바뀌게 됐다. 따라서 여 사장의 최대 과제는 올 들어 저금리 장기화의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절반 이상 급감하는 등 악화된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화생명은 지난 9일 대대적인 인사·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기존 총괄 체제를 프로젝트별 TF(태스크포스) 체제로 전환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겨냥한 TF팀을 신설했으며, 기존 CPC(customer·product·channel) 전략실 기능을 분화, 'PINE TF'와 헬스케어TF 로 팀을 새롭게 구성했다. 업계 불황 속 한화생명도 실적 부진에 빠지자 조직 통·폐합과 신성장 확보, 구조 개선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한편 한화생명과 사실상 함께 보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3대 대형사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보험카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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