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시 2014년 7월 이후 5년 만…文대통령 취임 이래 처음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월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월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내년 상반기 한국을 공식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5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24일 시 주석과 리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이러한 논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 2022년을 '한중 문화·관광 교류의 해'로 지정하는 방안도 양국이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가 촉발한 한중 갈등이 본격적으로 풀린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율의 과정이 남아 있지만, 내년 상반기 시 주석이 방한하는 것은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 방한을 전제로 양국이 세부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에서 다시 뵙길 바란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 이후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이 없다.

이 관계자는 또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2022년을 한중 문화·관광 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내년부터 인적·문화적 교류를 더 촉진해나가자"고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관련) 행사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실시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를 시 주석이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의 한한령 조치에 따라 K-팝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중국 단체 관광객 급감으로 문화,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시 주석과 리 총리의 방한을 시작으로 2022년 한중 간 인적·문화적 교류가 본격화된다면 한한령의 해제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 초청 의사를 거듭 밝히고, 한중 교류 활성화 필요성을 여러 번 제기한 것은 한중 관계 정상화를 위한 명분을 중국에 제공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과 문 대통령은 23일 회담에서 각각 "타당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 "정부 입장은 변함 없다" 등 원론적인 입장만 교환했었다. 사드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중국은 양국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정부는 시 주석 방한이 한중 갈등에 마침표를 찍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시 주석 방한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고, 양국 교류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내년 한국이 개최하는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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