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성희롱고충상담위원, 직원에 언어적 성희롱
감봉 3개월 처리…솜방망이 처벌 지적도

직장 내에서 성희롱·성교육 예방에 솔선수범 해야할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이 직원에게 언어적 성희롱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기업은 여행사 '하나투어'로, 이전에도 한 차례 성희롱 파문에 휩싸인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하나투어 여행사 직원 A씨가 사내 성희롱 관련 글을 올려 화제가 일어났다. 해당 글에 따르면 사내 성희롱고충상담위원으로 있는 여성 부서장이 같은 부서 여직원에게 "남자 부서장에게 술마시자고 해라", "애교 부리고 친분 쌓아야 한다" 등의 언어로 성희롱 발언을 서슴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자친구와 약속에 나서는 여직원에게 "이 시간 이후 남친과 뭐 했는지 모두 보고하라" 등의 사생활까지 침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일자, 하나투어는 최근 해당 부서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음을 인정하며 감봉 3개월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가해자의 보직이 변경되지 않아 피해자와 같은 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점,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의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 대해 하나투어를 향한 질타가 이어졌다.

고용노동부 측 역시 "성희롱 가해자가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이라면 성희롱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다"며 "회사는 다른 사람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가해자와 격리해줄 것을 요청하고 회사의 조치가 부당할 경우 노동청에 신고해서 회사의 사후 조치가 적합한지를 조사받게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투어는 이에 대해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용은 맞는 부분도 있지만 일부분 틀린 부분도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하나투어는 앞서 2017년 계열사 임원이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에게 "뽀뽀해봐", "등 긁어봐" 등 성희롱 발언을 해 파문이 일어난 바 있다. 이후 해당 임원은 계열사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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