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작용 경미' 한계 봉착, 소비자 혜택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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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화장품제도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새 시장 수요 창출 등의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중소 화장품사들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오는 3월 14일 맞춤형화장품법의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에 따라 맞춤형화장품 조제 관리사는 소비자 요구에 따라 내용물과 원료를 혼합하거나 내용물을 소분하는 역할을 하며, 화장품 사업장 등에선 조제관리사를 통해 제조된 화장품을 판매할 수 있다.

정부는 개인의 피부타입, 특성 등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화장품으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시장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화장품사들이 빅데이터 및 유전자, 3D프린팅 등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데이터를 통한 화장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맞춤형 화장품 시험 매장은 라네즈·이니스프리·CNP ReMede·아포테커리·톤28 등 52개에 이를 정도.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6년부터 맞춤형화장품 판매 시범사업자로서 제도 시행에 대비해 왔다. 라네즈를 통해 피부색에 맞는 립스틱을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마이 투톤 립 바'를 선보였으며, 피부 유수분 균형에 따라 맞춤형 수분 크림을 제작하는 '마이 워터뱅크 크림'도 출시했었다.

지난해 10월엔 베스트셀러 제품인 '립 슬리핑 마스크'를 직접 만드는 서비스인 '마이 딜리셔스 테리피'를 라네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선보였으며, 올해는 3D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마스크팩을 내놓을 예정이다.

화장품 제조사 레파토리도 지난 5월 코스메카코리아와 맞춤화장품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맞춤형 화장품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레파토리는 맞춤화장품과 정보화 기술에 관련된 100여건의 특허출원을 진행 중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피부상태 분석과 정보 생성 등에 특화돼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빅데이터 및 유전자, 3D 프린팅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화장품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지 의문을 갖고 있다. 유전자에 기반한 맞춤형 화장품의 차별화를 내세울 경우, 자칫 화장품이 의약품 수준의 효능·효과를 내세우게 돼 허위·과장 광고의 위험성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원대 화학공학과 노호식 교수는 "화장품은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해야 하기 때문에 빅데이터 및 유전자에 기반한 제품들만으로는 결국 의약품 수준의 효능·효과를 내세우게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며 "대부분의 맞춤형 화장품 대비 제품들이 이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다른 차원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사들의 입장도 정부의 장밋빛 전망과는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맞춤형 화장품 개발 기조가 빅데이터 및 유전자에 기반한 제품들이 많은데 이같은 취지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바르는 것 외에 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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