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는 가장 많은 기업에…"고정관념 원인, 대안 마련 시급"

국내 주요 금융사의 여성 임원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이 없거나 1명인 곳이 대부분 이었다.

금감원에 공시한(2019년 3분기 기준) 주요 30개 금융기업의 여성 임원을 살펴보면 이들 기업 중 무려 9곳이 여성 임원이 전무했으며, 11곳은 여성임원이 한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를 포함한 전체임원은 878명이었으며, 이중 여성임원은 44명에 불과해 비율이 5.01%에 불과했다.

국내 일반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평균 17%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기업의 유리천장이 심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 임원이 전무한 곳은 우리카드,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전북은행, 광주은행, 흥국생명 등이다.

반면 현대카드는 임원 73명 중 10명이 여성 임원으로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의 비율이 13.6%로,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금융사에 꼽혔다.

이어 국민은행(3명, 11.5%), 삼성화재(5명, 8.62%), 우리은행(2명, 6.45%) 등이 전체 임원대비 여성 임원의 비율이 높은 편에 속했다.

다음으로 신한카드·하나은행, 카드(6.25%), 신한생명보험·우리금융지주(5.88.%), 현대해상(5.76%), KDB생명(5.55%), 교보생명(4.76%), 기업은행(4.54%), 하나금융지주(4.34%), 한화생명(3.38%), KB금융지주(3.33%), 삼성생명(3.07%) 순이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30-50클럽' 7개국의 여성 고용지표 6개를 분석한 결과 생산가능인구수와 경제활동참가율, 취업자수, 고용률 등 4개 지표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인 국가로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한국 등 7개국이다.

지난 10년간 여성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한국이 13.9% 증가해 가장 높았고 같은 기간 취업자 수 증가율도 한국이 12.7%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2008년 54.8%에서 지난해 59.4%로 개선됐지만, 상위 5개국보다 크게 낮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공개한 유리천장지수를 통해서도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20점을 기록, 세계 최하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이복실 회장은 "한국 기업들의 여성임원 비율이 저조한 것은 아직도 여성에게 전적으로 부담되는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한 이중고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원인이라고 본다"며 "여성 임원이 늘어나면 기업의 성과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이에 대한 연구 및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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