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 '이재용 면죄부' 작용 안돼"
"삼성 준법감시위, '이재용 면죄부' 작용 안돼"
  • 홍화영 기자
  • 승인 2020.01.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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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전 대법관,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이건희 회장 무죄 선고"
대기업, 사회적 물의 일으킨 뒤 관행적 지배구조 개선안 제시
삼성전자는 13일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준법실천 서약식'을 열었다. 그러나 지난 9일 삼성전자의 준법감시위원장 내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참여연대와 삼성노조, 시민사회단체 등은 삼성 준법감시설치에 대한 날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13일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준법실천 서약식'을 열었다. 그러나 지난 9일 삼성전자의 준법감시위원장 내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참여연대와 삼성노조, 시민사회단체 등은 삼성 준법감시설치에 대한 날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준법경영에 대한 실천 의지를 대내외에 밝히고자 '준법실천 서약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가 현재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부회장의 형량을 낮추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은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독립적인 외부 감시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를 구성했다. 

삼성전자는 13일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사 차원의 준법경영에 대해 '준법실천 서약식'을 열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사장단은 이 자리에서 준법실천 서약서에 직접 서명했으며, 나머지 임원들은 전자서명 방식으로 동참했다. 

준법실천 서약은 △국내외 제반 법규 및 회사 규정 준수 △위법행위 지시하거나 인지한 경우 묵과하지 않는다 △사내 준법문화 구축을 위해 솔선수범 한다 등 3가지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앞서 지난 9일,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시민단체는 노조파괴 김지형 전 대법관에 대한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내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준법감시위원장에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은 판사 시절 삼성의 3대 세습을 위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변호사 개업 후에도 노조 파괴로 악명 높은 유성기업 변호를 맡아 어용노조 설립과 직장폐쇄·해고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삼성전자의 준법감시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 환송심에서 재판부가 "내부의 실효적인 준법감시 제도를 마련하라고 한 데 따른 조치"라며 이에 대해 지적했다.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 재판부가 이재용을 구속하지 않을 명문을 만들기 위해 준법감시기구를 만들라고 제안했다"며 "준법감시기구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선고에서 유리한 양형을 얻고자 한다"고 주장하며 준법감시위 발족을 규탄했다. 또한 인권운동 네트워크 '바람'의 명숙 상임활동가에 따르면 "재판부가 이재용을 더 이상 구속하지 않게끔 하는 '이재용 봐주기 꼼수'"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뒤 관행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았다. 삼성도 X파일 사건(2006년), 비자금 사건(2008년), 국정농단 사건(2017년) 등이 터졌을 때 쇄신안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총수 일가의 전횡 방지 대책과 내부 통제 강화 등이 포함된 쇄신안은 비난 여론을 잠재우는 방패로 작용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삼성전자 준법감시위 설치가 국정농단 범죄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면죄부로 작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감시위 대신 법적 기구인 이사회의 독립성·투명성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재판부가 요구한 내용에 답변했다고 감형이 되는 건 아니다. 미국 연방양형기준 제8장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시스템을 요구하고 평가하는 기준도 상당히 세밀하다"며 "준법 감시 시스템 구축은 재판부가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하나의 참고사항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4차 공판기일은 오는 1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 1부(부장판사 정준영)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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