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상열·삼양 전병우, 졸업 후 경영수업 시작

라면시장에서 대표업계로 꼽히는 농심과 삼양식품이 3세 경영 체제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후계자들이 비슷한 나이대와 같은 시기에 경영수업을 받고 있어 더욱 주목을 끈다. 현재 국내에서 라면시장 매출 실적이 좋지 않아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후계자들이 경영일선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농심, 신동원 부회장 장남 신상열씨…평사원으로 입사

농심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 신상열(28) 씨는 지난해 3월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1993년생인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 후 경영수업을 받게 됐다.

업계에서는 신상열 씨가 신 부회장에 이어 농심홀딩스와 농심의 경영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농심그룹은 장자 상속원칙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농심그룹은 창업주 신춘호(87) 회장이 세 아들에게 계열사를 나눠 경영하고 있다. 신춘호 회장은 장남 신동원 부회장에게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와 농심, 차남 신동윤 부회장에게 포장재 계열사인 율촌화학, 삼남 신동익 부회장에게는 유통 계열사 메가마트를 물려줬다. 

다만 신상열씨가 직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풀이된다. 아직 30세도 채 되지 않아 경영교육을 시작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다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신상열 씨가 농심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며 영향력을 넓혀갈 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7466억원, 영업이익 5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3분기 대비 누적 매출 1조6619억원으로 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26억원으로 7% 감소했다.  

삼양그룹 전병우 씨, 오너부재로 '부장급' 발령

삼양그룹의 오너 3세이자 전인장 회장의 전병우씨도 회사에 첫 출근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1994년생인 전 씨는 미국 콜롬비아대학교를 졸업해 신상열 씨와 같은 동문이다. 전 씨는 철학을 공부했고 의무경찰로 병역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 씨는 대학 졸업 후 외부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빠른 시기에 해외사업본부 소속 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는 전인장 회장이 지난해 1월 구속되면서 오너 부재가 장기화될 것을 염려해 후계자를 주요부서 고위급으로 앉힌 것으로 보인다. 전병우 씨가 근무하게 된 해외사업부는 삼양식품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낸 바 있다. 

삼양식품의 2019년 3분기 매출은 137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95%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2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5.1% 증가했다. 해당 분기의 매출액은 지난 3년 중 최대 실적이며 영업이익은 지난 3년 중 최대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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