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되도 사용 어려워 고객 불만 가중

왼쪽(위)부터 우리카드 신한카드 '에어원',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마일리지 스카이패스',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유니마일', NH농협카드 'LCC UniMile'

해외여행객을 사로잡기위해 카드사들이 항공맞춤형카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마일리지 사용에 제약이 많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어 실효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2일 대한항공 제휴카드 '카드의정석 마일리지 스카이패스(MILEAGE SKYPASS)'를 출시했다. 대한항공과 제휴해 결제금액 1000원당 기본 1마일을 적립해주고 해외 일시불 결제 시 추가로 1마일이 더 적립돼 1000원당 최대 2마일까지 적립되는 마일리지 특화카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6개 저비용항공사 마일리지 통합카드인 '카드의정석 유니마일(UniMile)'도 출시한 바 있다.

현대카드도 대한항공 브랜드를 단 신용카드(PLCC)를 출시할 계획이다. PLCC는 신용카드를 직접 보유하고자 하는 기업이 카드 상품의 설계와 운영을 카드사와 함께해 만든 카드다. 국내 항공사 중 자체 신용카드를 선보이는 것은 대한항공이 최초로, 카드사용시 강력한 마일리지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NH농협카드도 지난해 11월 저비용 항공사(LCC)와 손잡고 항공권 구매시 적립되는 카드를 선보였으며, 신한카드 의 경우 대한항공 마일리지 특화 카드인 '신한카드 에어 원(Air One)'을 선보였었다.

하지만 항공사들이 마일리지를 쓰기 어렵게 만드는 전략을 펼치고 있어 고객들은 미지근한 반응이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등을 통해 "모으면 못쓰고 쌓이면 소멸시키는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사는 마일리지 적립만 해주고 사용엔 나 몰라라" 등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 8월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국내 19개 카드사에 마일리지를 판매해 얻은 수익은 모두 1조8079억원에 달했다.

고객은 항공사와 제휴 맺은 신용·체크카드를 매월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면 사용 금액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로 돌려받게 된다. 이에 카드사는 미리 항공사에 마일리지를 구입해 고객에게 지급하게돼 항공사 입장에서는 마일리지 판매로 수익을 얻게 된다.

항공사들은 그동안 항공 마일리지 제공을 탑승 고객에 대한 '무상서비스'라고 주장해왔으나 제휴 마일리지 판매는 엄연히 항공사 수입원인 셈이다.

이애 공정위는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마일리지를 사용하게끔 '복합결제' 도입을 권고했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마일리지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항공사는 마일리지 사용에 10년 유효기간을 도입해 본격 마일리지 소각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지난달 발표한 마일리지 개편안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소비자들도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되면 그동안 쌓아온 마일리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간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카드는 소비자들에게 알짜카드로 인식되던 상품이었다. 연회비가 일반카드 보다 비싸지만 마일리지를 쉽게 적립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많은 이들이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마일리지 개편으로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 상품은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되도 사용이 어려워 소비자들에게 '그림의 떡'"이라며 "항공사들도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어 고객에게 좋은 혜택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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