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향년 99세로 서울 아산병원서 노환으로 별세
롯데일가 모두 한자리에…장례 그룹장으로 진행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향년 99세로 세상을 떠났다. 신 회장은 맨주먹으로 시작한 롯데를 현재 재계 5위 그룹으로 키운 인물로, 그의 별세로 업계에서는 큰 별이 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그룹 신격호 명예회장이 지난 19일 향년 99세로 세상을 떠났다.(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 신격호 명예회장이 지난 19일 향년 99세로 세상을 떠났다.(사진-연합뉴스)

신격호 명예회장이 지난 19일 오후 4시 29분쯤 서울 아산병원에서 향년 99세로 눈을 감았다. 고령의 신 회장은 2018년 이후부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왔다. 그러다 지난 18일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되면서 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차남인 신동빈 회장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맨주먹'으로 롯데를 재계 5위 기업 일궈

고인은 자수성가형 기업가였다. 맨주먹으로 시작해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유통과 관광, 석유화학 등 전분야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고인은 1921년 10월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나,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이후 1944년 군수용 커팅 오일(기계를 갈고 자르는 선반용 기름) 제조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비누와 화장품, 껌 사업에 뛰어들어 1948년 종업원 10명과 롯데를 설립했다. 

일본에서 사업가로 성장한 그는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이후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관광과 유통분야 뿐만 아니라 화학 건설 등으로 사업의 폭을 넓혀 나갔다. 고인인 신 명예회장은 '기업보국', 기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는 가치를 실천했다. 그결과 롯데그룹은 현재 95개의 계열사가 약 84조원(2018년 기준)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말년에 경영비리 등의 혐의에 휘말리며 실형을 받기도 했다.

빈소에 롯데家 한자리…22일 발인

고인의 빈소에는 롯데그룹 일가가 다 모였다. 신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는 19일 오후 8시 50분경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여동생 신정숙씨, 동생 신춘호 농심 회장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 등도 빈소에 함께했다. 신춘호 회장의 사위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카사위 조용완 전 서울고법원장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장례는 그룹장으로 진행된다. 명예장례위원장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맡는다. 장례위원장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담당한다. 롯데그룹은 22일 발인 후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신 명예회장의 영결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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