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상 '신문고' 개설, 윤리경영 강화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직원을 대상으로 '신문고'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단계에 이른 가운데 내부 비리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익명 신고 시스템 업체인 '스마트휘슬'을 통해 내부 임직원을 상대로 비리를 신고 받는 시스템을 개설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익명시스템'은 회사 소속 임직원 및 협력업체, 기타 이해 관계자 모두가 부조리 및 부정행위에 대해 신고할 수 있는 안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신고 대상은 △임직원의 직무와 관련한 비윤리적인 행위 △회사 외부인이 회사 재산상 손해를 가한 행위 △회사 자산 및 경비 부당·불법 사용 △기타 비윤리적 행위 등이다. 금품·향응 수수 행위, 영업기밀 유출, 사내정보를 활용한 사익 편취 등 임직원의 비리 행위가 집중 신고 대상이다. 단순 민원성·음해성 내용은 제외된다.

이 같은 내용을 신고하면 현대산업개발의 전담 직원에게 접수되고 익명이 보장된 상태에서 전담 직원과 추가 정보 교환까지 이어지는 방식이다.

금품·향응 수수행위 신고자에게는 포상금도 지급된다. 신고된 제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최대 1억원의 한도 내에서 신고금액의 5배를 보상한다고 명시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건의, 불만사항 제보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HDC현대산업개발 익명시스템'의 링크를 포함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어떤 내용이라도 좋습니다. HDC 법무팀에서 제공한 링크이며 익명은 100% 보장됩니다"라는 이 글이 게시되자 "믿어도 되는 건가" "사람도 괜찮은가요?" 등의 댓글이 달리며 직원들의 관심이 쏟아지기도 했다. 다만 현재 게시글 자체는 신고에 의해 숨김 처리된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예전부터 사이버 신문고는 운영하고 있었지만 그룹 전반의 윤리 경영을 강화 차원에서 익명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변경한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내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HDC아시아나항공'으로 상호 변경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4월까지 국내외의 기업결합 신고 등 모든 인수 절차를 차질없이 마무리해 3월 중 주총을 열어 한창수 사장을 비롯한 사내외 이사진을 전면 교체할 예정이다. 아시아나 새 사령탑으로는 대한항공 출신 마원 극동대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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