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행 전세기 탑승 등 여론 회복 나서
"책임있는 모습"vs"보여주기 식" 엇갈린 평가

조원태 회장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중국 우한 교민들 수송에 투입되는 전세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회장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중국 우한 교민들 수송에 투입되는 전세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중국 우한 인근 지역 체류 교민을 수송하기 위한 전세기에 오른 조원태 회장을 두고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최고경영자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반응과 '보여주기 식' 쇼라는 마냥 곱지만은 않은 시선도 있다.

3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전날 늦은 저녁 출발한 우한 행 전세기에 탑승해 새벽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우한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체류 중인 교민 송환을 위해 전세기를 보냈다. 조 회장은 혹시 모를 긴급 상황에서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이번 비행에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탑승에 앞서 "직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가는데 나만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방해가 않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조용히 다녀오겠다"고 했다. 또 "국가의 부름에 언제든지 부응하겠다고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님과 (외교부 제2)차관님에게도 말씀드렸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조회장이 최고경영자로서 솔선수범하기 위해 막판까지 고심해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전세기 탑승에 대해 "승무원들의 자발적 탑승에 대한 감사와 솔선수범해서 어려운 임무에 동참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조 회장은 운항항공사의 책임자로 탑승한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인 데는 다가오는 3월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말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찾아 언쟁과 폭력을 휘두른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조 회장이 이번 전세기 탑승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연임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자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올해 한진칼 주총 예상일은 3월20일 혹은 27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KCGI(17.29%), 델타항공(10.00%), 반도건설(8.28%), 국민연금(4.11%) 등이 보유하고 있다. 한진가에서는 조 회장(6.52%), 조 전 부사장(6.49%), 조 전무(6.47%), 이 고문(5.31%)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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