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KCGI·반도건설 연합 결성
이명희·조현민 모녀, 조원태 회장지지 선언…지분 앞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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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한진칼 주주총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연합군을 결성한데 이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한진그룹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4일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연합군에 대해서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3자연합군'을 결성한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손잡아 32.06%의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 중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8%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31.98%로 집계된다. 조 전 부사장은 "다가오는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확인했다"며 "세 주주 모두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전문경영인 도입을 앞세워 주주들의 표심을 유도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지지를 얻으면서 조 회장 본인 소유 6.52%를 비롯해 이 고문(5.31%)과 조 전무(6.47%), 임원·재단 등 특수 관계인(4.15%), 델타항공(10%), 카카오(1%) 등 총 33.45%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이로써 조 전 부사장 측과는 1.47% 포인트 차이의 접전이다.

따라서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의 향방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지난해 6월말 기준 3.45%로 집계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지날 4일 발표된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입장문과 관련해 "가족과의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지분율 격차가 1%대로 좁혀지면서 어느 쪽도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의 결정이 중요한 변수로 자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중요한 캐스팅보트(결정권) 역할을 국민연금이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총에서 기타주주(소액주주 포함)의 표를 어느쪽에서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조원태 대표이사의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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