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영업이익·당기순이익 각 67.4%·53% 급감
마트노조 "사업 망친건 정용진, 왜 책임은 노동자들이 지나"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이마트가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실적을 맞았다. 그결과 이마트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50% 이상 급감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하지만 마트노조 측은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늘어났다며 강한 반발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가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배당금이 늘어나 노조 측의 반발이 일고 있다.(일부 사진-연합뉴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배당금이 늘어나 노조 측의 반발이 일고 있다.(일부 사진-연합뉴스, 신세계그룹)

영업익 67.4% 급감…온라인 경쟁에 직격탄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7.4% 떨어졌다. 2018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은 4조6282만7003원이었지만 지난해 1억5065만580원으로 하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8년 4억7617만9033원에서 2019년 2억2383만4017원으로 53% 감소했다.

이마트 측은 공시를 통해 "할인점 기존점이 부진했으며 온라인 사업경쟁 격화로 인한 이익감소"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실제로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전문점은 각각 매출이 2.2%, 23.2%, 7.9%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총매출 기존점신장률은 3.3% 하락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온라인 사업에서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 이익이 줄어들었다"며 "다행히 지난해 상반기보다 4분기 매출성장률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배당금 총 539억원…"노동자 성과급은 삭감됐는데"

이마트의 2019년 현금배당은 전년과 동일한 1주당 2000원으로 결정됐다. 총 배당금은 539억2835만8000원, 배당성향은 18.5%다. 

하지만 수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당배당금을 2018년과 동일하게 책정된 점에 대해 마트노조 측의 비난이 일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0일 '노동자는 성과급 삭감, 정용진은 배당금 잔치 더러워서 못살겠다'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에 따르면 지난 1월 21일 이마트는 밴드직군별로 최대 45%에서 20%까지 역대 최대규모로 성과급을 줄였다. 그러나 노조 측은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배당금을 늘었다고 주장했다. 

마트노조는 "정용진 부회장의 배당금은 54억8000만원에서 57억6000만원으로 늘어난다"며 "2014~2017년 주당 1500원을 배당해오던 이마트의 배당금은 현재 2000원이다. 거듭되는 실적악화와는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마트 실적악화의 주범을 정용진 부회장으로 꼽았다. 마트노조는 "정용진 부회장이 주도하는 사업마다 망하고 있다"며 "삐에로쇼핑은 완전히 망해서 사업 철수했고 부츠도 사실상 폐업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고생한 노동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냐"며 "사업을 망친건 정용진인데 왜 책임은 노동자들이 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측의 주장에 이마트 관계자는 "배당금은 주주 권익보호를 위해 적절하게 배당하는 건 기업으로서 당연한 조치"라며 "성과급은 기업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것으로 성과가 적으면 줄어들 수 있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배당금과 성과급은 전혀 성격이 달라 둘을 연결짓는 건 맞지 않다"며 "대신 이마트는 동종 업계 중에서 최고의 임금과 복지혜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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