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H·IPF·파킨슨 등 대표적…삼일은 NASH 가장 빨라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언멧니즈(Unmet Needs, 미충족 수요) 의약품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치료제가 없는 질환은 비알콜성지방간(NASH), 파킨슨, 특발성폐섬유증, 궤양성대장염 등이 꼽히고 있다.

비알콜성지방간은 방치하면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라 발병율이 높아지고 있어, 개발 경쟁이 가장 뜨거운 분야다. 

삼일제약은 지난 2016년 이스라엘 제약사 갈메드(Galmed)로부터 NASH 치료제 아람콜(Aramchol)을 기술도입해 현재 임상 2상을 완료한 상태로,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빠른 개발 단계로 알려져 있다. 삼일제약은 올해안에 아람콜의 임상 3상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의 당뇨치료제 슈가논(DA-1229)도 NASH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돼 현재 임상 2상 개발 단계를 마친 상태다. DA-1229는 지난 2016년 동아에스티가 토비라(Tobira Therapeutics)에 기술이전했지만, 토비라가 엘러간에 합병된데 따라 타사로의 기술이전 및 직접 개발 등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사명 변경과 함께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뛰어든 쎌마테라퓨틱스는 바이오 기업 노터스로부터 NASH치료제를 도입해 개발에 나설 예정이며, 유나이티드제약은 UN-03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발성폐섬유증(IPF)도 개발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이 질환은 폐포(허파꽈리)벽에 염증 세포들이 침투하면서 폐를 딱딱하게 하는 병이다.

대원제약은 2019년 2월 티움바이오로부터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를 도입한 이후, DW-4902의 글로벌 임상(독일·국내 2상)을 올 상반기내 진행할 예정이며, 브릿지바이오는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BBT-877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에 지정되기도 했다.

질병 조절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큰 파킨슨병 치료제의 개발 경쟁도 뜨겁다. 파킨슨병은 신경세포(도파민)가 소실되면서 운동느림, 자세 불안정, 경직과 같은 운동장애 특징이 나타나는 신경계 만성 진행 퇴행성 질환이다. 인구 고령화로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질병의 진전을 정지시키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제만 있는 상황.

국내 기업 가운데선 지난 13일 코스닥 상장 심사를 승인 받은 카이노스메드의 행보가 눈에 띈다.

회사측은 상장 심사 통과로 파킨슨병 치료제 등의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미국 자회사를 통해 미국에서 KM-819의 임상 2상을 시작할 계획이며, 투자를 희망하는 미국 바이오 전문 벤처투자회사와의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KM-819는 파킨슨병의 진전을 근본적으로 막는 질병 조절 치료제로, 2017년 국내에서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다. 임상 결과 부작용이 없는 안전성이 높은 약물로 확인됐으며 여러 동물 모델에서 유효성이 검증됐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이밖에 퓨젠바이오(궤양성대장염 치료제)와 티움바이오(자궁내막증) 등도 치료제가 없는 언멧니즈 의약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료제가 없는 언멧니즈 의약품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언멧니즈 및 희귀질환 치료제 등에 관한 연구가 회사들의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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