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국내 패스트푸드 체인 최초 비건 버거 출시
불고기맛 소스로 '고기 맛' 구현…높은 가격에 부담도

본지 기자는 롯데리아가 13일 출시한 '리아 미라클 버거'(비건 버거)를 직접 먹어봤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버거와 큰 차이가 없다.
본지 기자는 롯데리아가 13일 출시한 '리아 미라클버거'(비건 버거)를 직접 먹어봤다. 버거는 양상추, 어니언, 패티 등으로 구성돼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버거와 큰 차이가 없다.

"고기가 없는데 고기 맛이 나는 기적의 맛"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고기가 없는데 고기 맛이 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롯데리아는 지난 13일 국내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점 최초로 비건 버거를 출시했다. 버거 이름은 '리아 미라클버거'(이하 미라클버거)로 '고기없이 고기 맛을 내는 기적의 맛'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롯데리아의 기적이 진짜 이뤄진건지 본지 기자는 궁금해졌다. 그래서 롯데리아에 방문해 리아 미라클버거를 직접 먹어봤다.

가장 궁금했던 패티, 겉으로 보기에는 고기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미라클버거에 들어간 패티는 식물성 고기로 대체육 0%로 만들어졌다. 패티는 밀단백질과 콩단백질로 고기 맛과 흡사하도록 최적의 비율로 결합됐다.

한 입 먹어봤다. 고기 맛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 일부 소비자들 중 "고기라고 착각할 뻔"이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최대한 소스가 뭍지 않은 부분만 먹었을 때 고기 맛을 느끼기에는 어려웠다. 고기만의 특유 풍미가 떨어져 단순히 구웠다는 느낌만 날 뿐이었다.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 버거'의 패티다. 패티만 먹었을 때는 고기 특유의 풍미는 느껴지지 않았으며, 불고기 맛을 내는 소스로 고기 맛이 구현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롯데리아 '리아 미라클버거'의 패티다. 패티만 먹었을 때는 고기 특유의 풍미는 느껴지지 않았으며 불고기 맛을 내는 소스로 고기 맛이 구현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미라클버거에서 고기 맛 8할은 소스였다. 미라클버거에 사용된 소스는 간장을 베이스로 해 불고기 맛을 구현했다. 이 때문인지 오히려 패티보다 소스가 고기의 맛을 내는데 돕고 있었다. 특히 롯데리아는 소스를 패티 앞 뒤로 바르며 충분한 고기 맛이 날 수 있도록 했다.

버거를 먹으면서 놀란 점도 있었다. 바로 어니언. 어니언이 치즈스틱처럼 쫄깃해 감칠맛을 더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버거를 먹은 후 패티 맛보다 어니언의 향이 입 안에 더 오래 남았다. 

미라클버거의 가겨은 얼마일까. 미라클버거는 단품 5600원, 세트 7400원에 판매된다. 미라클버거 가격은 5600원 호주산 소고기 패티 두 개를 넣은 더블버거(5500원) 수준이다. 롯데리아의 대표 메뉴 불고기버거(3900원)과 비교했을 때 1700원 더 비싸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이 미라클이다"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열량은 574㎉로 불고기버거(442㎉)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다이어트를 위해 비건 버거를 선택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대안책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리아는 지난해 6월 약 2주간 미라클버거를 시범 판매한 바 있다. 당시 롯데리아는 패티를 콩을 주재료로 한 대체육을 사용하고 불고기소스·마요네즈 등 동물성 소스를 사용해 채식주의자에 대한 이해 없이 판매했다며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을 반영한 롯데리아는 이번에는 소스까지 식물성으로 변경하며 '진짜 비건버거'라고 자부심을 표하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윤리적 소비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는 비건 트렌드를 반영했다"며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다양한 식물성 대체 햄버거를 즐길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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