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창수 대표 장남 지난주 인턴 채용…2017년 차남 입사도
회사측 "정상 절차 거쳤다"

아시아나항공(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을 선포한 가운데 한창수 사장의 두 아들이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와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한 사장의 첫째아들은 지난주 아시아나항공 신입 조종사 부기장 운항직 인턴으로 채용됐다. 동시에 한 사장의 둘째아들이 지난 2017년 일반관리직으로 입사한 사실도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익명게시판에 "한 사장이 둘째 아들 일반직 취업도 모자라 카드회사 다니던 첫째 아들까지 운항 인턴으로 급하게 일정을 당겨가며 채용시켰다"고 비난하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임원면접에 사장이 직접 들어가서 채용했다", "아버지가 사장인 회사에 지원했을 때 채용 과정에서 인사팀이 그걸 모를 수 있느냐"는 등 직원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또 다른 직원은 "월급쟁이 사장인데 아들 두명 다 본인이 근무하는 회사에 꽂아 넣은 대단한 분"이라며 한창수 사장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특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정상적인 채용과정을 통해 입사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장남은 운항면허증을 보유해 자격을 갖춘 인물로 채용당시 개인정보 확인절차가 없기 때문에 가족관계를 알 수 없었다"며 입사 당시 한창수 사장의 아들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앞서 채용된 차남과 관련해선 한 사장 부임 이전에 입사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당시 한창수 사장은 계열사인 아시아나IDT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었다.

또한 한 씨를 채용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채용 일정을 2달 가량 앞당기고 면접과정에서 한창수 사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채용일정은 전년도에 이미 결정 나는 사항으로 일정에 변동이 없었다"며 "한창수 사장은 그날 면접관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창수 사장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경영을 선포한 가운데 이 같은 사실이 수면 위로 올라온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영업손실은 427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7조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은 837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국내 정규직 캐빈(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 신청도 받는 중이다.

한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담화문에서 "우리 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한 막대한 영업적자를 기록할 위기에 직면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 차원의 대책수립과 시행이 절실하다"면서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열매를 거두도록 경영진이 앞장서겠다. 직원 여러분의 전폭적 이해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은 이날 일괄사표를 제출했으며, 직원들은 무급휴직을 10일간 실시하기로 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사내·외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했으며, 오는 14일 예정된 창립 32주년 기념식도 취소했다. 수익성과 직결되지 않는 영업 외 활동을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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