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심리, 전월 대비 7.3%p 급락
2015년 메르스 발생시 하락폭과 동일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에 조사된 수치로, 추후 조사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자심리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심리가 급락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심리가 급락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은 25일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p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시 기록했던 심리 하락 폭과 동일하다. 다만 이마저도 국내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기 전에 조사된 지표로, 이후 상황이 반영된 3월 소비자심리지수에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들에서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대체로 가계주체들의 재정상황 인식이 떨어졌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수준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CSI는 91로 전월대비 2p 하락했다. 6개월 후 생활형편전망CSI 역시 93으로 4p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현재 경제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CSI는 12포인트 급락한 66이었다. 향후 경기전망지수도 11p 하락한 76을 기록했다. 

이에 취업기회전망 지수도 7p 줄어든 81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임금수준전망 지수는 3p 내려진 116, 금리수준전망도 3p 떨어진 92에 머물렀다.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 낙폭은 2008년 조사가 시작된 후 세 번째로 크다. △1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12.7p) △2위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20011년 3월(-11.1p) △3위는 2015년 6월 메르스 때와 코로나19 사태가 동일한 2020년 2월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며 "조사가 17일까지였기 때문에 국내에서 상황이 심각해진 부분은 반영이 덜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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