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2월 급여 40%만 지급
에어서울 3월 휴업 검토·임원 급여 전액 반납

24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 한산한 모습(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의 한산한 모습(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일 비상대책을 내놓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항공사는 59개 한국~중국 노선 77%가량을 중단한 상태다. 각 사는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여행 경보 발령으로 대만, 동남아 등 인근 노선도 감편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대구에서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해당 지역을 오가는 국내선 타격도 큰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25일 지급 예정이었던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연말정산 금액을 포함한 나머지 급여는 추후 지급 방침이다. 지난 24일에는 조종사 노조와 임금협상 특별교섭을 실시해 4개월간(3월~6월) 25% 임금 삭감 등의 합의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이날 사내게시판에 "최소한의 회사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지난해 737맥스 운항중단과 일본 불매운동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자산 매각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지만, 올해 급속히 확산된 코로나 19 사태는 회사를 다시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 대표는 "최근 고객 환불 급증과 이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자금운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의 긴급 지원과 금융기관을 통한 지원 등의 여러 자구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금의 긴급한 상황을 해소하기에는 시간과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서울도 항공업계 최초로 3월 한 달간 모든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전 직원이 휴직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현재 전체 12개 노선 중 8개 노선을 3월부터 2주간 운휴하고 임원과 부서장 전부가 내달 급여를 100% 반납하기로 했다. 전 직원들도 3월 이후 1개월 이상 무급휴직에 돌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위기 극복을 위해 한창수 사장을 포함한 임원 38명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고, 이들은 임금 30~40%를 반납하기로 했다. 현장직과 일반 사무직원들은 10일의 무급휴가를 갖는다. 에어부산, 진에어, 티웨이항공, 제주항공도 휴직제를 도입했다.

한편 정부가 코로나 19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저비용항공사에 최대 3000억원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일부 LCC는 무급휴직을 유급휴직으로 전환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부터 6월까지 최대 4개월간 희망자에 한해 유급 휴직 제도를 실시하고 70%의 임금을 보장하기로 했다. 희망자에 한해 해당 기간에 근로시간 단축(하루 4시간), 주당 근로일 단축(2~4일 근무) 등도 신청할 수 있으며 역시 유급으로 진행된다.

티웨이항공 역시 다음 달 진행되는 무급휴직이 유급휴직으로 변경되면서 기본급을 제공하기로 했다.

업계는 정상화 시점을 4월 이후로 보고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되짚어 보면 당시 여객수송량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까지 3~4개월 이상 걸렸다. 현재 코로나19의 확산 속도 등을 고려할 때 항공 수요 회복 시점은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3년 사스의 경우 확산세 둔화로부터 2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여객 및 화물 수요가 회복세로 전환됐다"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감소한 수요는)올해 4월을 바닥으로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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