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사업권 우선협상대상자, 신라·롯데·현대 선정
기존 사업자 신세계 '고배'…적은 입찰가 영향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면세업계의 후발주자였던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뒷심이 예사롭지 않다. 서울시내 두타면세점을 인수해 지난달 오픈한 것에 이어, 인천공항까지 진출에도 성공한 것이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앞으로 해외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사업권을 얻는데 성공했다.(사진-연합뉴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사업권을 얻는데 성공했다.(사진-연합뉴스)

현대百 면세점 입찰전 '낙찰'…신세계는 '탈락'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9월부터 운영하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로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호텔신라는 DF3 사업권(주류·담배·포장식품) △호텔롯데는 DF4(주류·담배) 사업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7(패션·잡화) 사업권을 취득했다. 이밖에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3곳 중 DF8 사업권은 그랜드관광호텔, DF9 사업권은 시티플러스, DF10 사업권은 엔타스듀티프리가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선발과정에서 대기업은 사업능력 60%, 입찰가격 40% 비율로 평가됐으며 고득점 순으로 단수 후보가 선발됐다. 중소·중견기업은 입찰가격 비중을 20%로 낮춰 책정됐다. 앞으로 후보자들은 4월 중 관세청의 심사를 거쳐 최종적인 사업권 획득을 할 수 있게 된다.

공사의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첫 도전에서 사업권을 획득한 점과 기존 사업자였던 신세계가 사업권을 잃게 된 것이다. 신세계는 그동안 명동점과 강남점, 인천공항점을 운영하며 면세점업계에서 롯데, 신라와 '빅3' 체제를 구축해왔었다.

그러나 한 순간에 빅3 체제가 흔들리게 됐다. 아무래도 신세계가 입찰가격을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비해 적은 금액으로 배팅에 나선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의 입찰가격은 10억원 차이가 발생했다.

신세계 측은 선정결과를 접하고 아쉬운 입장을 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임대료가 비싸 많이 써내진 못했다"며 "지금 면세업계가 다 같은 입장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더욱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대百 사업확장, 코로나로 영업적자 불가피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두산그룹이 운영하던 두타면세점을 인수한 것에 이어 공항 입성으로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진출하게 되면 서울시내 면세점과 시너지를 극대화 해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사업 확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감 역시 나타냈다. 박진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사업자의 7구역 연간 매출액과 영업손익은 1500억원, -50억원 수준"이라며 "기존 코엑스점과 동대문점 예상 매출액이 각각 8000억원을 상회한다는 점에서 매출 추가 효과는 10%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영향을 감안해 목표주가는 10만원으로 하향한다"며 "코로나19 이슈가 제거될 경우 하반기 이후 실적 및 주가 모멘텀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올해 영업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오픈한 현대백화점면세점 두타점은 기존 두산그룹 운영시 2018년 매출액 6817억원, 영업이익 1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며 "올해 코로나19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8000억원 수준의 매출 규모가 확보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끝으로 오 연구원은 "첫해 년도 오픈 초기 광고비용과 실내장식 비용 등으로 두타점 연간 영업적자는 1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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