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는 판매량, 오비맥주는 매출액 기준으로 산정
테라 성장 '돋보여'…판매량·점유율 ↑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국내 맥주시장 1·2위 자리를 두고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점유율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양사가 맥주소매 시장의 점유율 산정 기준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자,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맥주시장 점유율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사진-각사 홍보 자료)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맥주시장 점유율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사진-각사 홍보 자료)

최근 양사의 점유율 갈등은 지난달 말, 오비맥주가 닐슨코리아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로 시작됐다. 당시 오비맥주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당사의 점유율이 49.7%, 하이트진로가 25.3%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사는 점유율 계산을 두고 서로 다른 수치가 나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매출액 기준, 하이트진로는 판매량 기준으로 점유율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매출액 기준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25.3%에 불과하지만 판매량 기준으로 할 경우 30.8%까지 소폭 증가한다. 

오비맥주의 매출액에 대한 입장차도 갈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매출액 기준 전체 맥주 소매시장 3조3100억원 절반에 달하는 1조6500억원의 매출을 이뤄냈다고 홍보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주류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판매량(또는 출고량)을 기준으로 시장 추이 및 점유율을 비교해왔다"며 "매출액 기준으로 한 통계는 제품단가 차이, 가격인상 등 가격요인이 반영돼 실제 판매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지난해 카스 가격을 인상했다가 인하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월 출시한 신제품 '테라'가 인기를 끌면서 지속적으로 점유율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추세다. 2019년 판매량이 전년대비 1965만 리터 증가(8% 성장)하고 시장점유율도 26.9%에서 30.8% 올랐다. 또 테라는 첫 해 소매시장 두 자리 점유율을 실현하며 2분기에 4.7%에서 13.3%로 급증했다. 2020년 1월에는 15.5%까지 성장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시장 정체 중에도 기존 하이트와 필라이트를 비롯해 신제품 테라가 상을 받으며 전체 판매량과 점유율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사가 점유율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선방과 동시에 영화 '기생충'에 필라이트가 나오면서 히트상품으로 꼽히자 점유율 격차 줄이기에 맹추격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업계 1위라는 명성을 지키고자 점유율에 예민한 모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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