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0년만에 희망퇴직 실시, 80여명 대상
하이마트 시작으로 전 계열사로 확산 예상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롯데쇼핑의 '2020년 운영전략' 발표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조조정 선언 이후, 롯데에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첫 사례로 롯데하이마트가 창사 20년만에 희망퇴직을 받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롯데하이마트에 이어 롯데쇼핑 전 계열사에 구조조정이 실시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창사 이래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롯데쇼핑 전 계열사에 구조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하이마트가 창사 이래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롯데쇼핑 전 계열사에 구조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 희망퇴직 대상은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직원들로, 현장 근무 직원 약 80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퇴직을 한 직원에게는 법정 퇴직금과 희망퇴직 위로금, 창업·재취업 지원금을 지급한다.

더불어 롯데하이마트는 소비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는 점에 맞춰, 판매 채널도 새롭게 개편할 계획이다. 올해 7개점을 오픈하고 비효율적인 11개점 문은 닫게 된다. 

아무래도 실적부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1%, 매출이 2.1% 감소했었다.

앞서 롯데쇼핑도 지난달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내용을 주 골자로 해 '2020년 운영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전략 내용에 따르면 롯데쇼핑 내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개 점포 중 30%에 달하는 200여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것을 밝혔다.

이후 신동빈 회장까지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구조조정을 공식화 했다. 당시 신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물 점포에서의 성공체험을 모두 버리겠다"며 대규모의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롯데쇼핑의 영업실적도 좋지만은 않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1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어 작년 연결기준 연 매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17조6328억원, 영업이익은 28.3% 하락한 4279억원에 머물렀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하이마트의 희망퇴직은 자체적인 계획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롯데쇼핑 구조조정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장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롯데쇼핑 운영전략 발표 이후, 당시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는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 김영주 위원장은 "회사는 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며 "회사는 인력 재배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를 믿는 직원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여 지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형마트에는 직영뿐만 아니라 입점, 협력업체까지 한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근무 중이다. 아무리 사측에서 인력 재배치를 진행한다고 해도, 유통업계가 침체된 상황 가운데 수백명의 근로자들은 일자리 위협을 받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분기 성적표가 좋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집객력 감소와 소비둔화로 실적이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711억원, 14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3%, 41.9%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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