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휴장에도 4만 여장 확보, 보유수량 너무 많아
중국인도 방문하는 곳에서 1월말 부터 '늑장대응' 질타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원랜드가 임시휴장 기간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들여 사재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강원랜드 마스크 사재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자료제공-연합뉴스)
강원랜드 마스크 사재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자료제공-연합뉴스)

 김규환 미래통합당 의원이 최근 강원랜드에 1년간 마스크 구매내역을 요청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1월 31일 1만1360개 △2월 3일 10만8000개 △2월 21일 1000개 △2월 28일 1만개 등 13만360개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 의원이 마스크5부제 시행 이후 추가로 요청한 마스크 구입 증빙내역과 사용처 자료를 검토한 결과, 강원랜드는 △3월 6일 1만5845만개 △3월 7일 1만 4100개를 추가로 구입해 총 16만305개를 확보했다. 

강원랜드는 하루 평균 불특정 고객과 약 1500여명의 직원이 체류하고 있어 전염병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다. 호텔과 콘도, 각종 레저시설에 약 1000여명의 직원이 고객접점에서 근무한 만큼 직원들을 위해 마스크 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원랜드 역시 하루 평균 1만명에게 지급되는 마스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대량구매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지난 2월 2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임시휴장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월 28일과 3월 6일, 3월 7일 세 차례에 걸쳐 4만여 장의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매해 의구심을 들게 한다. 휴장 기간 상주하는 직원이 많지 않을 뿐더러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3월 5일부터는 일반 시민들도 쉽게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강원랜드 관계자는 "임시 휴장 기간에도 매일 상주하는 최소 인력이 대략 1300여명"이라며 "이들에게 최소 일주일에 두 차례 마스크를 지급하기 위해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은 매일 아침 약국에서 줄을 서가며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강원랜드는 대량으로 마스크를 구매해 사재기 지적을 벗어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휴장 기간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이 적은 만큼 직원들은 마스크 5부제 등을 통해서도 개인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강원랜드가 공공기관 중 마스크 사재기 논란 한 가운데 있는 이유는 사전준비 부족도 한 몫 한다.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곳에 갑작스러운 마스크 대량구매는 시기 상 적절한 대처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작년 12월부터 '우한 폐렴'으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현재 '심각' 수준으로 격상되어 있는 데다, 외국인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강원랜드에서는 마스크 대량구매를 시작한 1월 31일이 아닌 그 이전부터 꾸준한 준비 태세가 갖춰졌어야 했다.

본지는 마스크 대량구매 관련 2019년 12월 분 자료를 추가로 요청했으나 강원랜드 언론팀 관계자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 대응 수준을 상위 단계로 격상 발표하면서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11일 강원랜드 복지재단은 지역사회에 마스크 2만 7천여장을 기부했다.(자료제공-연합뉴스)
11일 강원랜드 복지재단은 지역사회에 마스크 2만 7천여장을 기부했다.(자료제공-연합뉴스)

강원랜드 복지재단, 마스크 기부…논란 잠재우기?

강원랜드는 언론의 질타에 영향을 받아서일까. 지난 11일 강원랜드 복지재단은 지역사회에 마스크 2만7000여장을 기부했다. 해당 마스크가 강원랜드가 보유하고 있었던 마스크인지, 혹은 새롭게 구입한 마스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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