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PEA, 지분 4000억에 매각 희망
SSG "본입찰 참여 여부 미정"

(사진-로젠택배)
(사진-로젠택배)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로젠택배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선 가운데 신세계가 인수 검토에 나서며 새 국면을 맞았다. 택배업계 4위 사업자인 로젠택배는 현재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로젠택배를 1580억원에 사들인 베어링은 지난 2016년과 올해 1월 매각을 두 차례 추진했으나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매각이 불발됐다. 베어링 측은 로젠택배 지분 100%를 4000억원 수준에 매각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택배는 전체 물량의 80% 이상이 개인간 발송하는 C2C 택배에 집중돼 있고 동종 업계 상위사와 비교해 보유자산이 적어 매물 매력도가 낮게 평가 돼왔다.

이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온라인쇼핑몰 SSG닷컴이 인수를 검토 중에 있다고 12일 밝히며 인수전에 관심이 모아졌다. 신세계는 로젠택배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그룹마켓증권에 인수 의사를 전달해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인수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신세계가 로젠택배 인수 검토에 나선 배경에는 e커머스 시장이 확대 되면서 배송역량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가 로젠택배를 인수할 경우 온라인 쇼핑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배송역량 강화에 더욱 힘을 실을수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 주문이 급증하며 지난달말 SSG닷컴은 주문 마감 99.8%까지 물량이 폭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롯데가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배송 경쟁'을 위한 물류 혁신에 나서 신세계가 경쟁사 행보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를 합친 통합 물류회사를 출범했다. 유통·식품·제조 등의 물류 인프라 및 운영 노하우를 갖춘 롯데로지스틱스와 택배사업을 통해 해외 12개국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롯데글로벌로지스(옛 현대택배)가 결합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매출 3조원 규모, 국내 물류업계 2위로 올라섰다.

신세계 외에도 JC파트너스, 위메프, 키스톤PE와 신생 사모펀드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 등도 로젠택배 인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매출 3513억원, 영업이익 258억원의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33.3%, 24.4% 증가한 수준이다.

이번 인수 참여와 관련해 신세계 그룹은 "최근 온라인 사업의 확대로 배송 역량 강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며 "실제 본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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