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순환휴직·외주화 전제된 희망퇴직에 반발
"부품업계 고용감소 당분간 지속"

(사진-만도)
(사진-만도)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한라그룹 자동차 부품 핵심계열사인 만도가 관리직 구조조정에 이어 생산직 직원 대상 희망퇴직과 순환휴직을 추진한다.

만도는 최근 노동조합에 전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유휴인력 해소안'을 지난 13일 전달했다.

사측은 자동차 산업 위기 및 대내외 환경변화 등으로 초래될 더 큰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2000여명에 달하는 생산직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이뤄지며, 희망퇴직 이후 발생하는 유휴인력에 대해 순환 휴직 및 전환배치를 시행한다. 90여명이 근무 중인 강원 원주시 주물공장 및 관련 사업 매각도 추진한다.

만도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제외하면 매출액 기준 한온시스템에 이어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2위 기업이다.

만도는 지난해 7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임원 20%를 감원하고 관리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생산직 직원 대상 희망퇴직은 2008년 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만도 노사는 지난 2월부터 이뤄진 5차례 교섭에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희망퇴직에 대해 사측은 '개인의 완전한 자발적이고 순수한 희망퇴직'을 전제로 한다며 누구의 권유나 강요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리 감독자가 퇴직과 관련해 강요나 압박을 한다면 해당 관리자에 대해 노조와 협의를 거쳐 징계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합원들은 발생하는 유휴인력의 순환 휴직이나 교육훈련, 외주화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조는 주물공장 외주화를 전제하지 않은 희망퇴직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고려해본다는 입장이다. 외주화는 사실상 사업 매각 수순으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사측은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한 내부검토 결과 적자해소를 위해 외주화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받아들일수 없다며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에 면담을 요청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맏형격인 만도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소부품사들은 이미 감원에 나서는 등 부품업계 전체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공장 가동률이 50~7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시장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생산량 400만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생산절벽에 직면했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및 중국 완성차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18만9235대로 지난해 동월 대비 26.4% 줄었다 내수와 수출도 각각 18.8%와 25.0% 감소해 업계 전반에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은 외국계 완성차업체에서 시작해 부품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자동차산업의 고용은 총 고용의 5%에 가까운 1만 9000명이 감소했다. 부품업계에서 1만 4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부품업계의 고용감소는 전세계 자동차산업 경기부진과 함께 3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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