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금융지주 등 앞장…"소극적 접근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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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지현 기자]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융가의 잇따르고 있는 여성인재 영입이 여풍(女風)으로 확산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3개 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KB금융지주는 20일 열릴 주총에서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의 사외이사 선임을 결정한다. 권 전 행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KB금융지주는 기존 최명희 사외이사와 더불어 여성 사외이사가 2명이 된다. 권 전 행장은 기업은행에서 리스크관리 본부장, 금융소비자 보호센터장을 거쳐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은행장을 역임한 금융경영 분야 전문가다.

최명희 사외이사는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직을 맡고 있으며 외환은행 감사, 금융감독원 국제협력실장, 씨티은행 영업부 총지배인을 거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6일 주총에서 조용병 회장의 재선임과 윤재원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의 신임 사외이사 선임을 결정 짓는다. 윤 교수는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세무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왕미화 본부장은 금융업계의 손꼽히는 여성임원이다. 왕 본부장은 부산진여자상업고교를 졸업한 뒤 신한은행에 입행해 신한PB방배센터장, PWM강남센터장, 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1월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20일 주총에서 현 사외이사인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의 연임을 결정한다. 차 교수는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를 거쳤다.

한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19년 2월~2020년 2월)카드·저축은행·증권·보험 등 77개 지부 대상 여성 채용 현황 조사 결과, 금융사의 채용 및 승진 과정에서 여성 차별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고졸을 주로 채용하는 유형의 차별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유리천장 문제 역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금융노조 소속 90여개 지부의 전체 직원은 7만 9226명이며, 이 중 3만3659명(42.5%)이 여성이었다. 자료 제출에 응한 사업장 77개 회사의 전체 임원 1349명 중에선 여성 임원이 65명(4.8%)에 불과했다. 등기임원 546명 중 여성 비율도 21명(3.8%)에 그쳤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금융권의 심각한 유리천장 문제가 문화적·제도적 차별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소극적인 접근을 지양하고, 성평등 임금공시제, 성평등 육아휴직제 도입 등의 적극적인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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