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월 만 유류할증료 0단계 적용
코로나19 여파로 여객수요 회복 희박

썰렁한 인천공항 출국장(사진-연합뉴스)
썰렁한 인천공항 출국장(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4월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 유류할증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국제선 항공권에 유류할증료가 부과되지 않은 건 2017년 5~9월 이후 31개월만에 처음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달보다 두 단계 내린 0단계가 적용된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1갤런=3.785L)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하며, 그 이하면 받지 않는다.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지난 2월 16일부터 3월 15일까지 한달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배럴당 56.34달러, 갤런당 134.15센트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멀리 가는 여행객이 더 많은 금액을 내는 '거리 비례 구간제' 방식을 적용한다.

대한항공은 운항거리 500마일 미만부터 1만마일 이상까지 총 10개 구간으로 구분해 유류할증료를 차등 부과하고 있다. 3월에는 최저 3600원에서 최고 1만9200원(9단계)의 유류할증료가 부과됐다. 다음달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전달보다 두 단계 내린 2단계가 적용된다. 승객이 지불하는 추가 비용은 편도 2200원이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전달 1일부터 말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갤런당 12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한다. 기준이 된 2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배럴당 63.04달러, 갤런당 150.90센트였다. 다만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0원임에도 당분간 항공 여객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유가가 떨어져 유류할증료 부담이 사라지면 항공 여객 부담도 덜어지기 때문에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게 통상적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하늘길이 속속들이 막힌데다 여객 수요도 얼어붙은 탓에 수요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외교부에 따르면 15일(오전 9시) 기준 한국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136개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도 기존에 운항하던 124개 노선 중 89개 노선에서 운항을 중단한 상황이다. 항공 수요 감소에 따른 감편으로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는 평소 대비 86% 줄었다. 여객기가 발이 묶임에 따라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도 감소한 상태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 13일부터 승객 없는 여객기를 운휴 노선 화물수송으로 대체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현재 비상상황에서 서있기만 해도 항공기 주기료(공항주차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은 "코로나 19확산으로 글로벌 항공산업에 유례없는 여객 수요 충격이 발생했다"며 "3월 예약률도 전년동기대비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위축된 수요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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