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주가 1000원 아래로 급락
무디스, 한화생명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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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한화생명이 연일 최저가를 경신하며 결국 동전주로 전락했다. 경기침체와 저금리기조 여파에 코로나19까지 더해지면서 겹악재를 맞이한 탓이다.

18일 한화생명 주가는 전일 대비 또다시 6.3% 하락하며 9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18년 이후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상장후 연일 최저가를 갱신해 시가총액은 8989억원까지 추락했다. 지난해와 비교해선 올해 주가 하락률은 50%를 넘어섰다.

한화생명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정부에서는 한화생명을 공매도 금지 종목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초유의 0%대까지 인하하면서 향후 전망도 어둡다. 초저금리 영향으로 투자수익은 낮아지고 이차역마진 부담은 심화되기 때문이다. 이차역마진은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이 회사의 2019년 운용자산 이익률은 3.45%, 부담금리는 4.51%로 집계됐다. 운용자산 이익률과 부담금리의 차이는 2016년 -0.71%포인트에서 2018년 -0.95%포인트로 점차 커졌고 지난해에는 -1.06%포인트로 차이가 1%포인트를 넘어섰다.

회사 주가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탄탄했던 신용등급도 하락 위기에 놓였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 한화생명을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조정 검토는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성 악화 및 자본 적정성 압박에 따른 신용도 약화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제성장 둔화와 저금리 장기화, 하방 리스크를 가중 시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고려할 때 한화생명의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특히 무디스는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과 관련한 이차역마진 부담과 운용자산수익률 하락으로 한화생명의 수익성이 약화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146억원으로 전년 대비 68.1% 하락했다. 전년비 하락요인은 손해율 및 사업비율 상승에 따른 보험 손익 감소와 금리 하락으로 인한 변액보험 준비금 적립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영 무디스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자본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보험판매 환경이 나빠졌음을 감안하면 당분간 한화생명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장수 CEO로 손꼽혀온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의 용퇴로 단독 대표 이사에 오른 여승주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전망이다. 여 사장은 단독체제 전환 후 실적 회복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전사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이례적으로 이달말까지 직원을 대상으로 비용절감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 수상자에게 실제 절감 금액의 1%를 1천만 원 한도에서 지급하는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채권 비중이 큰 운용자산과 상대적으로 높은 확정금리상품 비중이 회사의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비용절감만으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한화생명은 과거 고금리 시절에 판매한 확정금리상품이 전체 판매량의 57.9%에 달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금리하락으로 인한 변액보증준비금 적립액이 4분기에만 3,000억원 가량 발생했다"며 "실적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올해 실적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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