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일평균 수출·생산 모두 감소세
북미·유럽 공장 줄줄이 '셧다운'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빠른 확산으로 인해 해외생산과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산업부가 이달 1~19일 집계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일평균 완성차 수출은 8500대로, 전년 동기(9823대) 대비 1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생산과 내수 또한 각각 8.1%, 0.2% 줄었다.

유럽의 완성차 공장들의 '셧다운' 사태가 속출함에 따라 중국과 함께 최대 자동차 제조 시장을 꼽히는 해외 판매 부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법인을 둔 국내 업체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 중 코로나19로 생산 중단된 곳은 현대차 인도공장과 함께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31일), 현대차 체코공장·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4월 3일) 등 4곳이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은 23일부터 '셧다운' 됐다. 전날 인도정부가 코로나19 발생 지역에 대한 사업장 운영 중단 조치를 내린 탓이다. 기간은 이날부터 31일까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직원들의 안전과 국경 폐쇄로 인한 물류 영향을 고려해 유럽 공장 역시 가동을 2주간 중단키로 했다. 현대차의 체코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모두 다음 달 3일까지 생산을 멈춘다.

북미·유럽 시장은 한국 완성차 수출의 69.1%, 부품 수출의 54.2%를 차지하는 주요 해외시장이다. 수익성이 높은 SUV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지역이기 때문에 수출 금액으로 보면 중요도가 더 크다. 실제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2월 판매량은 5만3013대로 특히 팰리세이드, 투싼, 코나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가 2만8418대를 차지했다.

북미·유럽 시장은 2017년 사드 보복 사태로 무너진 중국 시장을 대신해 핵심 수출 시장 역할을 해왔던 곳이라, 이번 코로나 리스크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품 조달 차질과 한국 단기 가동중단으로 시작된 코로나19 우려는 이제 전 세계 소비심리 위축과 판매 감소로 확산됐다"며 "한국자동차 업계의 1분기 판매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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