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아니다' 이유, 노조설립 신고증 6개월째 못받아

이재진(가운데)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이 24일 서울지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구호를 위치고 있다.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콜센터 보험설계사에 대한 노동환경 개선과 보험설계사 노조 설립 신고증을 신속히 교부해야 한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도래한 가운데 정부의 추경예산 실효성에 의문이 들며, 이는 노동자를 생각하지 않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경예산이 11조원이나 되지만 보험설계사 대부분이 특수고용직이라는 신분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하루 하루 보험계약을 통해 수당을 받아서 생활하고 있지만 회사의 불공정한 계약으로 인해 임금이 해마다 깍이고 있다.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최저임금제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있으며, 1년 이상 일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 실정이라는 것.

이들은 퇴사 이후에도 수당 환수라는 족쇄에 묶여 퇴사 이후에도 회사로 부터 보험계약의 해지, 불완전 판매라는 딱지가 붙어 수당을 환수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부당행위에 대해 수년동안 수천명의 콜센터 보험설계사들이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모든 정부기관들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열악하고 불공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보험설계사들은 지난해 9월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고용노동부가 어떠한 답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 위원장은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영업 애로로 인해 보험설계사들의 수입이 감소한데 따른 애로사항도 문제로 지적됐다.

오세중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주주총회를 개최한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은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배당금 잔치를 통해 자기 배만 배불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보험설계사들의 수입이 급감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배당잔치를 진행한 것은 노동자의 생활고를 남의일로 치부한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보험설계사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시급한 상황인 만큼 보험 설계사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노조설립증을 교부받아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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