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지불 유예 취소대금 500억
정유사도 기름값 못받을까 우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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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항공업계 '셧다운' 공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항공사와 직접적 연계 돼 있는 정유·카드 업계도 국적항공사들이 위기에 몰리면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주간(1월 말~2월 중순) 발생한 항공권 환급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이후 일부 항공사가 신용카드 업체들에 돌려주지 못한 항공권 취소대금은 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은 신용카드 업체에 항공권 취소 대금 지불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지금까지 항공권 대금 지불이 일부 지연된 경우는 있지만 대형항공사까지 나서 항공권 대금 지불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다보니 카드업체들은 최근 여신금융협회에 모여 항공사의 항공권 취소 대금 지불 유예 문제를 긴급 논의했다.

항공권은 출발일보다 수 개월 전에 미리 예약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고객의 항공권 결제가 이뤄지면 카드업체는 해당 금액을 2영업일 내 항공사에 항공권 대금을 미리 주고 나중에 월별 정산으로 항공권 구입 고객에게 대금을 청구한다.

만약 구입한 항공권이 환불 처리되면 카드사는 반대로 결제액을 먼저 회원에게 돌려준 뒤 항공사로부터 같은 금액을 받는다. 항공사는 이 과정에서 해당 취소 금액을 즉시 카드사에 반납하거나, 향후 발생하는 카드 매출 대금에서 이 금액을 빼주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한국발 항공편의 입국금지·조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항공사들이 정상적으로 항공권 결제 대금을 카드사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항공권 취소시 위약금 없이 전액 고객에게 환불 해주고 있는 상황도 한 몫했다.

정유사 역시 항공사들의 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항공사로부터 기름값을 받지 못할 위기에 놓인 탓이다. 실제로 지난달 이스타항공은 10억원어치 항공유 대금을 내지 못해 현대오일뱅크로부터 급유 중단 통보를 받기도 했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항공사들은 기름값을 포함해 항공기 임대료, 공항시설 이용료, 주기료 등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이제 하나둘씩 막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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