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도박 혐의 정운호 전 대표, 주총 통해 대표이사 선임
츨소 전부터 경영 복귀설 무성…계획된 움직임?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네이처리퍼블릭 최대주주 정운호 전 대표의 복귀가 현실화됐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돼 복역한 정 전 대표는 오늘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운호 게이트'라고 불리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인물이었던 터라, 그가 복직한 후 한동안은 안팎의 시선이 따가울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전 대표가 오늘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사진-각사 제공)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전 대표가 오늘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사진-각사 제공)

네이처리퍼블릭은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제1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대주주인 정운호 전 대표를 신규 이사로 선임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이번 선임은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상황 및 시장 불확실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책임 경영을 바라는 임직원들과 주주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며 "정 대표는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과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역할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출소 전 경영 복귀 '꿈틀'…계열사 사내이사 선임

정운호 전 대표의 경영 복귀는 예견된 결과였다. 정운호 전 대표는 2015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되며 2016년 6월 5일 출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출소를 앞두고 정 전 대표가 브로커를 동원해 로비를 벌인 혐의가 추가로 들어나면서, 4년 4개월 징역을 추가로 선고 받았다. 그는 4년이라는 시간을 복역한 끝에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정 전 대표의 복귀설은 그가 출소하기 반년 전부터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경 그는 수감 중에도 네이처리퍼블릭 계열사인 세계프라임과 오성씨앤씨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이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해당 관계사의 계획된 청산 절차를 밟기 위해 절차상 이뤄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경영 복귀를 위한 발판 마련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일요신문> 단독 보도를 통해 네이처리퍼블릭이 면세점에 파견된 직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해고를 통지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면세점 직원은 "아웃소싱 업체 대표가 정운호 전 대표의 지시라고 말하면서 네이처리퍼블릭 동화면세점 점장에게 해고 통지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운호 전 대표가 복귀하기에 앞서 자신의 경영을 준비하기 위한 '물갈이'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이에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경기 침체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더해짐에 따라 불가피하게 면세점 판매 직원의 인원 감축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직원의 동의 하에 연차 사용, 무급 휴직, 권고 사직 등의 순으로 본사 및 인력 관리 업체(인사이드디에프) 간 협의를 거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돌고 돌아온 '대표직', 앞으로 각본은 어디로?

약 5년간의 시간을 돌고 돌아 정운호 대표는 자신의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대표직 복귀를 위해 그가 계획했던 시나리오는 이제 막을 내리게 된 셈이다. 성공적으로(?) 복귀한 정 대표의 각본은 또다시 어느방향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촉구된다. 

한편 정운호 대표는 대표이사 선임 직후 "대주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기업 신뢰도를 회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우선적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나아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K-뷰티의 재도약을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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