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제재처분 자문위원회 개최…해제 결정
새 노선 취항·새 항공기·부정기편 운항 가능

(사진-진에어)
(사진-진에어)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진에어가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갑질'로 인해 국토부로부터 받은 제재가 19개월만에 풀리면서 다시 날개를 펼 수 있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업계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진에어가 신규 노선 취항, 신규 항공기 도입, 부정기편 운항 등을 재개할 수 있게 되면서 위기 탈출구를 모색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재 처분 자문위원회를 열고 진에어에 내렸던 제재를 해제했다.

김상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진에어가 약속한 경영문화 개선계획을 마련한 만큼 제재 해제 필요성이 있다는 면허자문회의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재해제를 결정했다"며 "앞으로 진에어가 이런 취지대로 운영돼 신뢰받는 항공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진에어는 "국토부에서 진에어의 제재 해제를 발표했다"며 "현재 항공업계가 초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제 조치가 이뤄져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에어는 "그동안 진행해온 △독립경영체제 확립 △준법 경영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사회공헌 확대 등을 통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경영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진에어의 제재는 2018년 4월 이른바 '물컵갑질' 논란이 시초가 됐다. 조현민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 등이 보고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언과 함께 물컵을 집어 던지는 등 행패를 부린 사건이 발생하자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의 나비효과로 조 전무가 미국 국적자 이면서 6년여간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불법 등재된 사실이 뒤늦게 적발 됐다. 항공법은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이 국적 항공사의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진에어는 면허취소 위기에 몰렸지만, 국토부가 이를 뒤늦게 알게 됐고 소급해서 처벌하는 건 어렵다는 판단에 2018년 8월부터 신규 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제한, 부정기편 운항 허가 등으로 행정 제재했다.

그동안 진에어는 국토부의 제재 해제를 위해 여러 과정을 거쳤다. 제재를 결정하는 청문 과정에서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고 사내 고충처리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내놓았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에어는 내부비리 신고제를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가 하면 사내 고충 처리 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기업 내 갑질방지 대책을 추진했다. 또한 또한 이른바 '물컵갑질' 사건으로 논란이 된 조현민 전무가 경영 지배 또는 경영참여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소명해 진에어의 독립경영을 강조했다.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를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를 대폭 개선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을 4분의 1 이상에서 2분의 1 이상으로 명문화하고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정하도록 선임 방법을 명확히 하는 한편, 이사회 내에 거버넌스위원회와 안전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이사회 내 위원회도 확대 개편했다.

진에어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진에어는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최상의 안전과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과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항공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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