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조 간부 "해고통보, 클레임 한 번으로는 억울"
홈플러스 "거짓말 뿐인 기자회견에 유감"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홈플러스가 온라인 배송기사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고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노사간의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온라인배송지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홈플러스의 노조탄압과 부당해고 철회를 강력히 주장하는 반면, 홈플러스 측에서는 기자회견의 내용이 거짓이라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오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통해 배송물량과 무게를 견디며 해고통보 위기를 겪는 퍼포먼스를 취하고 있다.
31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 청와대 분수앞에서 홈플러스의 온라인배송기사에 대한 노조탄압·부당해고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현장에서는 배송기사에게 계약해지가 이뤄졌다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고객 클레임 관련자 아닌 노조 간부 해고통보 "억울하다"

31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온라인배송지회는 대형마트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고, 온라인배송지회 이수암 준비위원에 대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단행한 홈플러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홈플러스 안산점에서 일하던 이수암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확산된 시기에 열악해진 근무환경을 알리기 위함으로 지난 2월 23일부터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를 설립해 활동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활동을 통해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근무 환경 △무거운 짐을 수시로 들고 날라야 하는 강도 높은 육체노동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인과의 접촉을 꺼려하는 소비자들의 경계심으로 인한 자괴감 등의 상황들을 알려내기 시작했다.

이수암 준비위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쏟아지는 물량에 무거운 생수와 쌀을 들고 지쳐 쓰러질 것 같아도 홈플러스를 대신해서 묵묵히 고객의 집까지 배송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도 배송을 해야만 했고, 마스크도 없이 체온체크 한 번도 없이 배송을 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은 이수암 준비위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이 준비위원에게 배송과정에서 발생한 고객클레임과 업무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그는 발언문을 통해 자신이 고객클레임 당사자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고객클레임 당사자도 아닌 이수암 준비위원을 계약해지한 것은 고객클레임을 빌미로 노동조합을 탄압하려는 시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 문제는 ‘갑’인 홈플러스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마트노조와 온라인배송지회는 이수암 준비위원에 대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즉각 철회하고 원직복직 시킬 것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가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배송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권리와 노동조합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나서주기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기자회견
31일 오전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 이수암 준비위원이 청와대 분수앞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 왜곡된 기자회견에 ‘유감’ 표명

반면 홈플러스는 이날 마트노조와 온라인배송지회의 기자회견 내용을 확인한 후 노조 측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수암 준비위원의 주장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홈플러스 측은 이 준비위원의 계약위반 사항이 중해 해고통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홈플러스 측은 “운송사가 이수암 준비위원과의 계약을 해지한 사유는 맘카페 고객클레임 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다른 사례가 누적됨에 따른 상호간의 계약조항 위반이 있었기 때문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수암 준비위원이 고객클레임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노조 측은 홈플러스 측에 사전 동의나 통보 없이 진행한 행위는 계약위반을 벗어나 심각한 법률 위반의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상부상조하던 홈플러스 노사 간의 관계가 진실을 두고 가열되고 있다. 마트노조와 인터넷배송지회 측은 기자회견에서 배송기사들의 부당해고가 철회되고 업무 복귀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할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마트노조 인터넷배송지회 이수암 준비위원에 전달된 해고통보 내용증명서 (자료제공-마트산업노동조합)
마트노조 인터넷배송지회 이수암 준비위원에 전달된 해고통보 내용증명서 (자료제공-마트산업노동조합)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