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400억원에 인수 결정
단숨에 빙과 시장 점유율 1위 등극…롯데 격차 발생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국내 빙과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인수함에 따라, 롯데제과를 제치고 점유율 40%대에 차지하며 1위로 등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빙그레가 해태제과아이스크림을 인수했다. 왼쪽부터 해태, 빙그레 제품 아이스크림.

빙그레는 지난 31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주이며 인수금액은 1400억원이다. 최종 인수 시기는 세부사항이 확정됨에 따라 결정된다. 

빙그레 관계자는 인수 배경에 대해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전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제과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해 시장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아이스크림은 해태제과식품이 올해 1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한 법인이다. 그동안 해태제과식품은 해태아이스크림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투자유치와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안을 고심했다. 하지만 분할 이후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안정적인 인수 희망이 제안되면서 경영권 매각을 결정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의 매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1800억원대로 국내 빙과업계에서 업계 규모로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번 인수로 빙그레는 국내외 빙과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유통채널을 대폭 확대해 업계 1위에 등극하겠다는 계획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28.6%로 1위를 차지해왔다. 이후 빙그레가 26.8%, 롯데푸드와 해태아이스크림이 각각 16%, 14%를 차지했다. 이에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롯데제과를 제치고 점유율 40% 등극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빙그레가 생산·유통 부문에서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할 경우 롯데제과, 롯데푸드와의 격차가 상당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빙그레는 유통 구조 개편과 빙그레 빙과 부문과의 중복 비용 제거, 공급 가격 정상화를 통해 손익을 정상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해태제과는 지난 2016년 허니버터칩 흥행 이후 별다른 인기품목이 없어 영업부진을 겪었다. 이에 매각을 통해 얻게되는 자금으로 부채상환과 과자공장 신규 설비 투자에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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