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정리해고 통해 직원 45% 구조조정

(사진-이스타항공)
(사진-이스타항공)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한 달간 '셧다운'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이 결국 직원 절반을 구조조정 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업계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 달 3일 1차 희망퇴직을 공고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해당 이메일에는 오는 4월 3일과 4월 1일 두차례에 걸쳐 1·2차 희망퇴직을 공고 후 신청 받아 24일 구조조정 대상자를 확정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희망퇴직 대상자를 확정한 뒤 구조조정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5월 31일자로 정리해고 하는 수순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유 중인 리스항공기 23대 가운데 2대를 이미 반납했으며 8대도 리스계약을 종료하고 반납할 예정이다. 사측은 기재 운용 등을 고려했을 때 필요 인력을 930명 정도로 산정해, 현재 직원이 1680여명 인 점을 고려하면 45%인 750명 정도가 구조조정 대상이다.

구조조정 대상자의 보상 및 위로금 지급, 미납된 임금 지불 등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제주항공과 조율해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지난 23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금의 위기 상황을 견뎌내기 위해 더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 돌입할 것"이라며 "기재 조기반납과 사업량 감소로 발생하는 유휴인력에 대한 조정 작업이 불가피 하게 됐다"며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지난 24일부터 한 달간 모든 노선 운항중단에 들어간 상황이다.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지며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며 3월에는 아예 급여를 지급 하지 못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에도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통상 수습 부기장은 큰 결격 사유가 없는 이상 수습 기간 비행 훈련을 마치면 정규직으로 전환 돼 왔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7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일본불매운동 영향으로 일본여행객이 급감한데 이어 잇따른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위기를 맞았다. 다른 항공사들 사정도 이스타항공보다 낫다고 보기는 어렵다. 급여반납 및 휴직 확대 등 고강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사실상 하늘길이 막히면서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초까지는 한국이, 3월 중순부터는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항공여객수요 회복은 빨라야 5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부 항공운송업체들은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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